▲롯데 아울렛의 밤 풍경.
오창경
전염병의 재확산으로 결혼식을 취소할 수도 없고 신혼여행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생애 최대의 난제가 닥쳤다. 당장 내게 닥친 일이 아니지만 걱정이 앞선다. 신혼부부들이 몰려다니는 유명 휴양지로 떠나는 일은 이제 무모해졌다. 그럼에도 결혼식은 지속돼야 하고 신혼여행도 떠나야 한다.
신혼여행은 남녀의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깊게 새겨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평생에 단 한 번'이라는 말로 과소비를 부추기는 게 아니라, 전염병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신혼여행이 필요하다. 감염병 유행을 계기로 '신혼여행은 해외의 휴양지로 가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실속 있고 의미 있는 국내 여행지로 떠나보면 어떨까.
여행 초보자들에게는 전문 여행사의 스케줄이 없이 다니는 여행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의 시기에 무방비하게 내던져졌지만, 이를 기회 삼아 좀 더 자기 주도적인 여행 계획을 짜보면 것도 좋겠다. 코로나를 피해 다니는 여행을 직접 기획해보면 보람 있을 것이다.
우리 엄마·아빠가 갔던 그 '핫플'
내가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우리 고장 부여다. 1960~1970년대 부여는 경주와 함께 힙한 신혼여행지였다. 당시 부여에는 색동저고리와 양복을 갖춰 입은 신혼부부들이 백마강에서 나룻배를 타고 낙화암과 고란사, 박물관을 구경 다니는 풍경이 흔했다.
반세기 전의 신혼여행 풍속도를 즐겨보는 레트로 신혼여행지로 좋다. 부여는 과거 신혼부부의 핫 플레이스와 Z세대의 신혼여행 핫 플레이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부모님의 신혼여행지를 자녀가 다시 가보는 콘셉트로 부여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