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진행한 미디어눈 팀 워크숍
미디어눈
- 윤형 님은 초장기에 결합해서 3년 동안 가장 오래 활동한 팀원이에요. 미디어눈 팀원으로서 활동을 지속하는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나요?
윤 : 미디어눈은 제가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찾아볼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해 줬어요. 장애 아동 교육권의 경우에도 원래 저는 관심이 없었어요. 들어본 적도 거의 없고, 제가 보는 콘텐츠의 소재가 된 적도 없었어요. 우연히 다른 팀원이 이 주제에 대해 발제를 하면서 기사를 보게 됐어요. 발달장애 어머님을 인터뷰 한 기사인데, 자신의 아들이 지하철에서 돌발행동을 한 일화를 들려주었어요. 아들의 입장에서는 의사소통이었지만 남들이 봤을 때는 이상한 행동을 한 일이었어요. 그 기사를 보는데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시선으로 거기에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알고 있는 건 없지만,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고 싶었고, 내가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발달장애 어머님들, 활동가, 전문가를 만나면서 이 분야를 공부했어요. 언론에서 다루는 그들의 이야기는 한 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시위를 하는 장면이나 무서운 엄마들이라는 식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많아요. 직접 어머님들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어머니들을 공감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만났던 어머님 중에 본인도 아이를 낳기 전, 내 나이 때에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 저를 독려해 주셨는데,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 미디어눈은 어떻게 센터에 입주하게 되었고, 입주하면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윤 : 입주공간이 없을 때는 서울시 청년 공간을 다 돌아다녔고, 공간을 예약하는 게 일이었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공간이 있는 게 중요했고, 필요한 일이었어요.
미디어눈이 에코 청년을 주제로 촬영할 때, 취재원으로 인터뷰했던 분을 센터에서 다시 만났어요. 그분과 대화도 나누고, 교류를 더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진행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죠. 그래도 이런 기회는 미디어눈을 지속시키는 데 큰 자원이 됐고, 비영리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영감이 되고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조 : 실질적으로 이 공간을 계획했던 것만큼 잘 활용하지 못한 게 맞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건 코로나 상황이에요. 코로나가 생기면서 내부적으로 팀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소한의 만남을 가지면서 각자가 편한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어요. 그런 고민을 하면서 눈랩이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이 공간이 주는 의미는 컸어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가서 모일 수 있고, 회의할 수 있고, 우리가 어디에 발붙이고 있을 수 있고요. 어디에 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 미디어눈에 큰 힘이 되었어요.
- 미디어눈을 통해서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 혹은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서 : 저는 학부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할머니들과 교류하고 할머니들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었어요.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들은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다른 곳에 갔는데도, 제가 관심 있던 주제와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디어눈 활동도 참여하게 됐어요. 저는 위안부 문제를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로 집중해서 뭔가를 만들고 싶어요.
윤 : 미디어눈을 통해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 더 의미가 있고, 제가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디어눈을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눈이 지향했던 가치들을 나눌 수 있다면 저는 그것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미디어눈이 그동안 진정성 있게 작업했던 모습이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이고, 그걸 위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조 : 이상적인 목표는 좋은 미디어가 되고 싶어요. 우리는 스스로를 언론이라고 말하지 않고, 미디어 팀으로 소개해요. 이해관계를 고려하거나, 자본에 기대어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공익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서,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길을 미디어눈이 열면 좋겠어요.
우리가 자체적으로 수익도 내고, 이런 일을 하고 싶은 청년들을 고용하고, 이곳이 누군가에게 지속 가능한 일터가 되고, 좋은 일을 하는 집단이 되면 좋겠다는 이상적인 목표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 공간을 통해서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지금처럼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공간이 계속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활발하게, 자주 운영되는 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이야기가 전해지고, 도움이 되고, 미디어로서 기능을 하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미디어눈은 언론인으로 불리기보다 자신들이 관심 있는 사회이슈를 전하는 미디어 단체로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취재원들의 목소리를 진실하게 전하고 싶다는 그들의 다짐에서 미디어 팀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는 끝났지만, 오랫동안 미디어눈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그들의 바람처럼 다양한 청년들이 이 공간을 통해 변화를 경험하고, 나누길 바라는 마음은 오랫동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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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목소리에 가치를',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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