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삶〉 다섯 번째 강좌는 온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감수성을 배우는 다양한 마을 배움터 이야기로 꾸려졌다.
청년아카데미
11월 19일,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밝은누리가 공동기획한 〈기후위기 시대의 지속 가능한 삶〉 다섯 번째 강좌가 열렸다. '기후변화와 다음 세대, 온 생명과 조화롭고 서로 살리는 교육'이라는 주제로 도토리집 공동육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소연씨,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교사 김미숙씨, 고등대학통합 삼일학림 교사 박영호씨가 강의를 이끌었다. 이날 강의는 과도한 성장과 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힘을 거슬러, 온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감수성을 배우는 다양한 마을 배움터 이야기로 꾸려졌다.
하늘, 땅, 사람과 친구가 되는 '공동육아 도토리집'
북한산 자락 인수마을에 자리한 공동육아 도토리집은 마을을 토대로 육아가 이루어지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품앗이 돌봄에 참여하다가 도토리집 운영에 함께하게 된 이소연씨는 도토리집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이 생명들과 어울릴 줄 아는 능력이라고 했다.
"생명감수성은 곁에 있는 생명을 살피고, 그들에게 알맞은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이모, 삼촌, 선배, 친구들과 관계 맺으면서, 또래를 살피고 어른을 살피고 하늘을 살피고 땅을 살피며 알맞은 말과 행동하는 법을 배웁니다. 도토리집은 아이들이 생명과 어울려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아이들과 가정을 초대하고 있어요."
도토리집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을의 다양한 어른들과도 관계 맺는다. 이모 삼촌과 함께 몸놀이를 하거나 산책을 하고, 이웃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모셔 옛이야기를 듣는다. 자연의 변화를 몸으로 직접 느끼며 자연 생명들과 교감하기도 하는데, 도토리집의 대표적인 활동인 '숲과 절기 활동'을 통해서다.
"봄이 되면 산에서 진달래를 따다 화전을 만들어 먹어요. 연한 잎이 돋아나면 생강나무잎으로 초절임도 해먹고요. 여름에는 함께 기른 잎채소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고, 가까운 계곡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도 하지요. 가을에는 풀썰매를 타고 밤을 주워 먹기도 해요. 밤은 청설모와 다람쥐와도 나눠 먹어야 해서 너무 많이 먹지 않기로 아이들과 약속했어요. 동지에는 팥죽 끓여 먹고, 눈이 오면 눈썰매를 타거나 눈사람도 만듭니다."
이소연씨는 아이들이 다양한 생명의 결을 만나며 생명 감수성을 키워갈 때 중요한 것이 마을이라고 했다. 하늘, 땅, 사람이 터하는 마을은 한 아이가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할 때까지 사회적 자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