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누리 인수마을 공동체방에서 살며 낮에는 초등대안학교 교사로 일하는 배지은씨
청년아카데미
배지은씨는 밝은누리 인수마을 공동체방에서 청년들과 어우러져 살면서, 낮에는 초등대안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강의를 시작하며 배지은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이란 무엇인지, 함께 사는 관계망이 기후위기 시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말했다.
"우리는 쏟아지는 광고와 상품의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아무리 덜 쓰고 덜 사며 살고 싶어도 이런 세상에서 개인은 연약할 수밖에 없지요. 몸이 어떤 장에 있느냐가 참 중요한데요. 관념을 실천할 때 개체로서의 몸은 지속 가능하기 힘들어요. 단순히 함께 사는 것을 넘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관계망이 있을 때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해져요. 혼자서는 힘들지만 함께라면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삶을 통해 배웠습니다."
인수마을 청년 공동체방은 생명이 생명답게 살아갈 수 없는 시대를 성찰하며 함께 공부하던 청년들이 모여 시작했다. 취업, 연애,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강력하게 작동하는 자본과 소비의 힘을 직면한 이들은 자본에 휘둘려 살지 않기 위해 삶을 공유하는 관계망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후 함께 살아갈 곳을 정하고 집을 구하면서 인수에 터를 잡았다. 마을이라는 토대에서 때에 맞게 대안을 만들어가면서 지금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공동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자본이 조장하는 소비문화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단순 소박하게, 자립 자족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어요. 옷, 생필품 등 다양한 나눔이 오가요. 새것이 좋은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이 적절히 구해지는 게 좋은 거라는 가치가 공유되고 있어요. 실제로 공동체방에 있는 많은 가구들이 바깥에 버려진 것들을 고쳐 쓰거나 그대로 쓰이는 것들이에요. '새것'에 대한 욕망과 환상에서 벗어나 나눠 쓰는 문화를 통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