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기가 현실로 성큼 다가온 2000년대 이후 기후변화를 인위적으로 억제하고자 하는 기후공학(geo-engineering)이 높은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pixabay
일반적으로 전 지구 기온상승이 높아짐에 따라 연안 영역, 인체건강(고온질환과 전염병), 수자원, 식량, 자연생태계 등에 미칠 영향이 커진다. 돌발적인 기후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소위 말하는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급하게 다가올 수 있다. 기후변화 티핑 포인트란 기온상승이 어떤 역치(반응이나 기타의 현상을 일으키게 하기 위하여 가하는 물리량의 최소치)에 도달하면 그때부터는 약간의 온도상승만으로도 인류의 안정된 삶을 크게 해칠 기후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가능한 일이 아니겠지만 이번 세기 중에 인류가 기후변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기후변화 문제는 해결될까? 유감스럽게도 탄소순환에는 다수의 서로 다른 프로세스가 관여하기 때문에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CO₂는 천 년 이상 대기에 잔존한다.
더욱이 해양의 열 관성도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더라도 전 지구 평균온도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기온을 낮추려면 단기적으로는 태양복사에너지가 지표로 들어와서 흡수되는 양을 줄이는 기후공학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대기에 과다하게 존재하는 CO₂를 회수하는 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기후공학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대기의 에어로졸 냉각 효과를 지켜가면서 대기 내 체류 시간이 짧은 온실가스(SLCP,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킨다면 지구는 어느 정도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에어로졸이 갖는 음의 복사 강제력을 강화하는 일은 결국 대류권에 에어로졸이 체류하는 것이므로 성층권이 아니라 대류권에서 SRM을 수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기후공학을 적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예: 황사나 사하라 사막의 모래 먼지가 활발하든가 화산활동이 활발하면 지구온도 하강 효과가 발생한다).
기후공학에 대한 우려
기후변화가 현실이 된다면 인간과 지구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심각할 것이다. 기후공학은 이 위험에 대한 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기후공학이 만능은 아니다. 아무리 기후변화 대책이라 해도 자연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예상을 벗어난 의외의 영향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또 지구생태계에 부작용만 야기해서 설상가상의 파국을 만들지도 모른다.
인간이 기후시스템을 인간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있다(인간에게 유리한 기후는 다른 지구생태계 구성원들을 해치는 나쁜 기후일 수 있다). 기후공학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어떤 특정 국가가 국제사회의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사용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국제 마찰을 부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연과학과 공학기술 측면의 평가와 동시에 시민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는 사회적 관리방법에 대한 논의가 추가되고 있다. 적어도 기후공학의 연구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이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견해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위적 온실기체 발생량이 감소하였음에도 대기 중 온실기체 농도 증가에는 변화가 없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동토의 땅이 녹고 열대우림이 훼손되는 등 자연의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탄소 흡수원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기후공학을 불러내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다음 회에서 대표적인 기후공학 기술인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주입하는 기술과 해양에 철분을 살포하는 기술을 살펴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 졸업
동경대학 대학원 지구물리학과 이학박사
기상청 기상연구관 역임
계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대구시민햇빛발전소 이사
행안부 기후재난전문가협의체 민간 대표
기상청 자체평가위원
경상북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후에너지분과위원장
공유하기
이대론 지구온도 상승 못 막는다... 과학자들의 위험한 시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