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주인공의 고향인 묘향산으로 작품의 배경이기도 하다.
박도
소설 <약속>의 주인공은 실제 인물
이 작품 <약속>의 주인공 김준기는 실제인물이다. 그의 본명은 김윤기로 북한에서 중학교 5학년(현, 고2) 재학 중 어린 나이로 인민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낙동강 다부동전투 중에 서울 출신 한 의용군 간호사(여성)와 탈출했다가 포로로 잡혔다. 1953년 6월, 반공 포로로 석방된 뒤 국군에 입대하여 제대했다. 그는 낙동강 전선 탈출 도중 정사를 나눈 바 있는 구미 형곡동으로 간호사를 찾고자 온 뒤, 연인은 찾지 못하고 그 집 주인의 가축병원에서 조수로 일시 정착했다.
나는 그때 큰고모 댁에서 지냈다. 그해 겨울밤 앞 집 가축병원의 조수 김윤기 아저씨의 인생역정을 가슴 졸이며 흥미진진하게 들은 바 있었다. 나는 그때 그 이야기를 나중에 소설로 꼭 써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 뒤 대학 재학시절,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 선생은 강의시간에 이따금 자작시를 낭독했다. 그 가운데 한국전쟁 당시 포화 속에서 종군시인으로 쓴 '절망의 일기' '다부원에서' '너는 지금 38선을 넘고 있다' 등의 시 낭독은 대단히 사실적으로 감명 깊었다. 지훈 선생의 그 굵직한 목소리와 처절했던 전투 현장의 생동감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