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공원 북측순환로의 가을날산책나온 시민들이 일상이 풍요롭다.
이상헌
고양이과 인간형으로 태어난 필자가 개과의 사람으로 변모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건 마치 물고기 보고 땅 위를 서서 걸으라는 것과 같은 극악무도한 행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마음을 바꿨더니 딴 세상이 열렸다.
어깨에 카메라를 둘러메고 자분자분 서울 시내 산책을 하다보니 여러 명소의 아름다운 사계를 담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필자의 이런 몸부림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뜻깊은 자료로 남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우리네 삶의 양태를 바꿔 놓았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누구나 절감하였을 것이다. 카메라는 이런 상황에서 매우 좋은 친구가 된다. 도무지 외로울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 평범한 것도 의미 있는 대상으로 다가온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무심한 것들이 사진가의 시선을 유혹한다. 3년에 걸친 필자의 사진 무용담 첫 번째 결과로서 남산공원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