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초입에 물들어가는 대흥사의 단풍은 곱기만 하다.
조찬현
물소리 길에 들어서니 사람이 풍경이 되고 자연이 친구가 된다. 조붓한 오솔길이다 새소리, 물소리도 편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어찌 이리도 곱고 예쁠까? 활엽수 나무 나무마다 저마다의 색감으로 물들어가며 이내 마음을 유혹한다.
가을 길은 비움이 있어서 좋다. 숲에서는 이름 모를 새소리만이 요란하다. 이따금씩 무리지어 사람들이 지나간다.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 걸까 사람들도 새들보다 더 쉼 없이 조잘댄다. 묵언의 수행 공간에서.
두륜산 자락의 해남 대흥사 경내다. 절집에서 느껴보는 가을 향기가 좋다. 가을 단풍이 매혹적이다. 형형색색의 오색 빛깔로 가을 단장을 한 단풍잎이 그 자태를 뽐낸다. 이곳은 남도의 대표적인 단풍 명소다. 절집 주변은 경치가 빼어나다. 관광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더 아름다운 게 단풍잎이다. 어느 꽃이라서 이토록 고울까. 울긋불긋 멋진 단풍잎들만 찾아서간다. 귓전에 맴도는 계곡의 물소리가 어느새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