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와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3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1년 예산에 공공병원 신·증축예산이 단 한푼도 책정되지 않은 것을 규탄하고 '공공의료 예산 증액'과 '조속한 대전의료원 예타 통과 또는 면제'를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으면서도, 2021년 공공병원 신·증축 예산을 '0'원으로 책정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에 나섰다.
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와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3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료 예산 증액'과 '조속한 대전의료원 예타 통과 또는 면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8일 시정연설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2021년 예산안'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부의 새해 예산안 자체가 '의료의 공공성'을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수준이었다는 것.
새해 예산안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책정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공의료 강화'가 핵심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 관련 예산은 올해 대비 감액됐고,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기능 강화에 쓰일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예산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병원 신·증축 예산은 '0'원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이들은 밝혔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비대면 의료산업 육성과 바이오헬스에 수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료산업화'만 선언했다면서, 이는 문재인 정부가 '공공의료'에 철저히 '무관심한 정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KDI(한국개발연구원) 예비타당성 조사 장벽에 부딪혀 멈춰서 있는 '대전의료원'과 '서부산의료원'의 조속한 '예타 통과' 또는 '예타 면제'를 주장했다. 공공의료기관 확충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것이고, 팬데믹 위기 속 가장 필요한 것인데, 이를 어떻게 '수익성' 중심의 예타조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이날 발언에 나선 원용철 대전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새해 예산 중 공공병원 신·증축 예산이 '0'원이라는 점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이는 지금까지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해 온 문재인 정부가 말로만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할 뿐, 철저하게 무관심하고, 오히려 의료산업화에만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건복지부는 대전의료원 등 지방의료원 설립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것은 예타 심사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대전의료원은 벌써 3년째 '경제성 타령'에 발이 묶여 있다"며 "코로나 상황을 겪고도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여 평가하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세종충남지회 정책국장도 "150만 시민이 살고 있는 대전에는 코로나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상이 겨우 50개 밖에 없다. 우리나라 550조 예산중에 단 2조만 있으면 최소한의 방어를 할 수 있는 공공병원과 의료장비,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촛불정부라고 말하는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공공병원'을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고 없애던 전임 정부와 달라진 게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혜숙 보건의료노조 대전지역본부장도 "공공의료원은 처음부터 예타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공청사나 교육시설이 당연히 예타면제 대상인 것처럼, 수익을 낼 수도 없고, 내서도 안 되는 공공병원은 당연히 예타가 면제돼야 한다"며 "의료는 공공재다. 어떤 이유로도 '공공재'를 '경제성'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