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 틈 사이로 보이는 억새
서지은
일주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등산 코스가 부담된다면 화서공원을 따라 올라왔던 길을 성곽을 따라 내려가는 걸 추천한다. 지금 막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는 게 허무할 것 같지만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같은 길인데 그 이면을 보는 것과 같아서 색다른 재미가 있다.
성곽길은 폭이 좁아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다. 좁다란 흙길을 따라 왼쪽엔 성곽이 오른쪽에 야트막한 잔디밭 길이 있다. 잔디밭 길을 따라 걸을 수도 있지만 성곽을 옆에 두고 걷는 게 좋다. 그래야 성곽 사이사이에 펼쳐지는 또 다른 억새를 만날 수 있다.
분명 올라오면서 본 억새인데 성곽 사이 좁은 틈으로 보니 다른 앵글로 잡은 억새가 보인다. 아까는 억새밭이 보였다면, 성곽 틈으로 보이는 건 하나의 개체로서 억새다. 이쪽 틈에서 보이는 억새, 저쪽 틈에서 보이는 억새가 모두 다른 모양이다. 무리지어 있을 때도 아름다웠지만 성곽틈에서 나에게 손 흔드는 억새도 반갑다.
성곽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화서문을 만나게 된다. 화서문을 내려오면 행궁과 장안문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장안문으로 가려면 화서문에서 내려오지 말고 성곽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된다. 장안문에는 한옥기술전시관이 있다. 우리나라 전통 한옥에 대한 역사부터 현대 기술이 접목된 신 한옥까지, 한옥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는 한옥기술 전시관은 미디어와 체험이 결합된 곳이다.
그 옆에는 수원전통문화관이 있다. 전통식생활체험과 예절교육관이 있고 먹거리 교육, 예절 교육, 세시풍속 행사 등을 한다. 더불어 이곳에 한옥카페가 있는데 유명한 바리스타 이름을 딴 커피집이 있다. 전통을 느끼며 향긋한 커피 한 잔을 하는 코스로 추천한다.
보물찾기하듯, 골목에 숨은 행리단길 명소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