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로젠택배 본사 앞에서 ‘갑질 로젠택배 규탄 및 불공정 계약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부산에서 ‘불법권리금’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다 목숨을 끊은 택배기사 고 김광택씨에 대한 추모를 위해 근조 띠를 달고 있다.
이희훈
사망한 김씨의 동료들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남긴 유서에는 로젠택배의 갑질과 구조적인 문제가 모두 담겨있어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면서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신의 목숨을 끊어 이를 알리려 했겠냐"라고 말했다.
김씨는 로젠택배 터미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평소 친분이 깊지 않은 노조 관계자에게 20일 새벽 2시 40분께 유서 3장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했다. 숨진 김씨는 지난 2019년 12월 차량과 번호판을 구한 뒤 권리금까지 내면서 택배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 달 수입은 200만 원도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스스로도 유서에 "적은 수수료에 세금 등 이것저것 빼면 200만 원도 못 번다"라고 적었다.
노조는 "김씨와 같은 지점에서 일하는 다른 택배기사는 권리금 1500만 원을 내고 나서야 택배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로젠택배 택배기사들은 300만~500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택배기사의 책임으로 일을 그만둘 때는 보증금을 포기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있었다. 1천만 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택배기사가 지불하도록 하는 계약 규정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의 요구가 "로젠택배 스스로 권리금 및 보증금, 다단계 착취구조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을 마련하라"라고 집중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