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아이들이 무심결에 뛸 때도 있으니 평소에도 층간 소음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Pixabay
때론 아이들이 무심결에 뛸 때도 있으니 평소에도 층간 소음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거실에는 대형 놀이방 매트 두 장이 오래전부터 붙박이처럼 깔려 있다.
"살살 걸어. 우리 때문에 아랫집이 불편하면 안 되잖아..."
이런 말로 아이들에게 주의를 줄 때면 내가 어릴 때 자주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앉아라. 앉아."
당시 주택 2층에 세 들어 살던 시절, 대여섯 살 정도였던 나에게 뛰지 말라는 것도 아닌, 앉아서 지내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주인집 눈치 보느라 답답했던 심정이 얼굴에 묻어난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층간 소음 문제 앞에서 우리 가족은 한없이 작아지기도 한다. 때론 아이가 많은 것이 마치 '원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셋째 막내가 젖먹이 아기였던 시절, 아랫집 아주머니에게서 "뛰지 말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 집에는 아내와 아기만 있었고, 아내는 마침 아기 낮잠을 재우던 참이었다. 알고 보니 다른 층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엔 저녁 시간, 아이들과 둘러앉아 카드 게임을 하고 있을 때였다. 아랫집에서 올라와서 "시끄럽다"라고 항의를 하는 바람에 집안까지 보여줬다. 알고보니, 우리 집 대각선 윗집 아이들이 뛰는 소리였다. 상황을 확인하고 돌아가면서도 아랫집 아주머니는 여전히 우리에게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미안할 때도 많지만, 이렇게 억울한 적도 많다.
층간 소음을 문제삼은 적 없는 우리집
이런 경험 때문인지 아이가 많은 우리는 이웃에게 가능한 너그러우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윗집 이웃의 대부분은 아이가 있는 가정이었다. 자주 뛰는 아이도 있었지만, '우리도 그럴 텐데...'라는 생각 때문에 한 번도 층간 소음을 문제 삼은 적이 없다. 다행히 식구들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잘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 소리가 아랫집에 어떻게 들리는지 알겠지?"라며 더 조심하게 된다.
지인들 중에는 층간 소음을 피해 이사할 집을 고르는 가정도 있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들은 맘껏 뛰어놀라고 1층이나, 1층이 필로티인 2층으로 이사하곤 했다. 또 위층의 소음이 거슬렸던 사람들은 꼭대기 층을 택했다. 낮은 층은 벌레와 방범에 신경이 쓰이고, 꼭대기 층은 결로와 곰팡이의 걱정이 있지만 층간 소음의 스트레스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 주거 환경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을 거다. 결국은 서로 더 배려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해외 사업을 개발하는 직장인
●작가, 시민 기자, 기업 웹진 필진
●음악 프로듀서
●국비 유학으로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박사
●동경대학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쿄대 스토리"의 공저자
공유하기
아이가 셋이라는 이유로... 이런 층간소음 오해는 참 속상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