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 사는 사람에게 많이 알려진 관광지 포스터(Forster)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이강진
호주에 봄 방학이 시작되었다. 연휴도 끼어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호주인들이 집에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외국은 물론 다른 주 경계선을 넘는 호주 국내 여행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동네에는 예전보다 시드니에서 온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평소에 자리가 넉넉하던 해변 주차장에는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렵다. 식당들도 예약할 수 없을 정도다. 한적한 시골 풍경은 당분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전형적인 관광지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복잡한 동네를 잠시 떠날 생각으로 구글 지도를 열어본다. 제일 먼저 시선을 잡는 것은 매닝 강(Manning River)이라 불리는 큰 강줄기다. 강줄기는 하류로 내려오면서 낮은 평야 지대를 갈라 놓아 여러 곳에 삼각주를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이 지역에는 섬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다섯 곳이나 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 미쉘 아일랜드(Mitchells Island)라는 삼각주가 있다. 그리고 미쉘 아일랜드 끝자락에는 매닝 포인트(Manning Point)라는 작은 동네가 있다. 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 작은 동네다. 아주 오래전에 둘러본 적이 있지만, 기억이 아물아물하다. 매닝 포인트를 목적지로 정하고 집을 나선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다리가 있어 육지와 다름없이 다닐 수 있는 동네다.
맑은 하늘, 신선한 바람 그리고 봄을 맞아 더욱더 싱그러워진 푸른 초원과 하나가 되어 운전한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지방 2차선 도로에 들어서니 시골 냄새를 물씬 풍기는 풍경이 펼쳐진다. 띄엄띄엄 보이는 농가, 가축들이 풀을 뜯는 들판 등 전형적인 한가한 호주 농촌 풍경이다.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Gum Tree)가 가로수가 되어 늘어선 흔히 보기 어려운 구경도 한다.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집을 나서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