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지난 9월 중순, 회갑을 맞은 아내와 철원, 화천 여행을 갔습니다. 이때 마주한 놀라운 풍경은 철원평야에 펼쳐진 추수 장면이었습니다. 파주에는 여전히 푸른빛 들판이었지만 철원은 이미 밤을 새워 추수에 바빴습니다. 파주에서 불과 90km쯤의 북쪽이었지만 추수는 파주보다도 한 달쯤은 빠른 듯싶었습니다. ▲이미 추수가 끝난 지난 9월 17일의 철원평야이안수 그 지역 기후에 맞춤 개발한 오대벼의 재배 기간이 짧은 것도 다른 지역보다 앞선 들 풍경의 이유일 것입니다. 그때 수확한 철원오대쌀이 전국 수많은 가정의 추석 차례상에 올랐겠지요. ▲갓 추수한 벼를 말리고 도정하는 방앗간은 어두워지고도 가동 중. 햇살로 밥을 지어 추석 차례상에 올리고 싶은 사람들의 수요를 감당해야 했다.이안수 헤이리의 하늘에 첫 겨울 철새인 기러기 무리가 당도한 것은 10월 6일이었습니다. 내 마음은 이들이 당도한 날부터 겨울 채비에 들어갑니다. 헤이리 마을 억새들은 하얗게 핀 머리를 더 세차게 흔들고 헤이리의 이웃인 갈현리 축현리, 금산리, 만우리, 오금리의 들판은 마침내 추수에 들어갑니다.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들녘. 산 아래의 외딴 집은 스스로가 1급 지체장애인이면서 지적장애인들을 돌보고 계시는 우총평원장님께서 운영하는 '프란치스코네집'이안수 기러기 무리가 소리를 내며 내 머리 위를 오가기 시작하면 이웃 마을 들녘이 궁금해서 조급해집니다. 추수 상황도 이유 없이 알고 싶지만 이곳에 남아 나와 함께 겨울을 보낼 기러기들과 이곳에서 잠시 머물며 체력을 보충한 다음 더 남쪽으로 떠날 겨울 철새 무리들이 어떤 상황인지도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갓 파주에 당도한 겨울철새들이안수 지난주 벼 베기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가득한 황금색 들녘들이 이번 주에는 텅 빈 들에 볏짚 곤포 사일리지(Bale Silage)들만 남았습니다. 추수 후 볏짚을 비닐로 감싸 겨울 동안 가축 먹이로 먹일 수 있도록 발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텅 빈 오금리 들판을 지키는 볏짚 곤포 사일리지이안수 벼 이삭이 떨어진 빈들이 기러기들에게는 겨울 동안 중요한 먹이터가 됩니다. 가을 들녘에 오도카니 서면 괜스레 초조해집니다. 벼가 영글어 사람과 기러기들의 배를 불리는데 나는 지난봄부터 가을까지 무엇을 영글게 했는지를 꼽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입니다. ▲추수가 끝난 논은 겨울철새들의 먹이터이다.이안수 계절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동물의 활동이나 식물의 발아, 개화, 낙엽 등 경관상으로 구별되는 계절을 생물계절이라고 하고 개화를 기준으로 본 봄의 북진 속도가 시속 900미터라고 합니다. 낙엽을 기준으로 한다면 가을의 남진 속도도 비슷할 터입니다. ▲꽃의 방향이 땅을 향해 피는 통꽃, 천사의 나팔꽃(Angel's trumpet)이안수 세상에서 제일 느린 동물인 나무늘보의 최대 시속이 900미터라고 합니다. 느리다는 이유로 게으른 동물로 취급받죠. 우리는 왜 현기증이 날 만큼의 속도로 매일을 살게 되는 것인지... ▲추수를 기다리는 들판너머로 제 속도로 다시 하루해가 저문다.이안수 나무늘보의 속도로도 벼를 영글게 한 자연, 초조함을 내려놓고 이 자연의 속도에 내 마음의 속도를 맞추어야겠습니다. ▲들냥이 식구들이안수 ▲동물도 사람도 그 자연의 속도대로만 산다면....이안수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가을걷이 #겨울철새 #파주 #철원 #가을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이안수 (motif1)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삶의 다양한 풍경에 관심있는 여행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 뉴욕 한인들의 삶, 새롭게 만들거나 복원하거나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가을 들녘에 서면 왜 초조해질까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