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금실 살리는 심야 떡볶이 솔루션 세트 아이들 몰래 시켜먹는 떡볶이와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는 부부사이를 돈독하게 하는 비법 중에 명 비법일 것이다.
조영지
나는 확언컨대 이것이 우리 부부의 결혼 만족감과 끈끈한 연대를 만들어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안 좋은 감정을 묵히지 않고 빨리 털어내 버리는 것,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것 말이다.
결혼은 생각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예컨대 우리 둘만의 러브 스토리를 만들어 가겠다 생각하고 시작하지만 갑작스런 조연(시댁, 친정, 자식)들의 활약이 드러나면서 중반부부터는 장르가 바뀌어 버린다. 로맨스인 줄 알고 봤는데 알고 보니 참혹한 치정 스릴러였던 영화처럼. 나중엔 환불을 요구하고픈 충동마저 들기도 한다. 그게 바로 결혼이라는 시나리오의 반전.
그럼에도 우리는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와 남주를 바꿀 수도 없고, 조연을 없앨 수도 없다. 그럴 땐 인생이라는 노트 위에 새로운 결혼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 남편과 나의 단짠단짠한 위기 극복 스토리로 주인공 대사 비중을 확 높여서 말이다.
가정 불화의 모습은 제 각각이지만, 씨앗은 비슷
남편은 20대 초반에 이혼 직전의 부부를 다시 이어주는 프로그램의 조연출을 했었다. 눈만 마주쳐도 싸우는 일반 가정집에 며칠 간 머물며 그들의 삶을 촬영하는 것이 남편의 주된 일이었는데 그때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불화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불화의 씨앗은 거진 비슷한 모습이라고 했다.
씨앗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대화, 또 하나는 스킨십이란다. 나중에 이혼사유에 흔히 쓰이는 성격 차이라는 것이 이 두 씨앗이 두루뭉술 하게 변종된 거라고 했다. 십 년이 넘게 결혼 생활을 해보니 웬만큼 수긍 되는 이야기였다.
당시 총각이었던 남편은 지옥같은 촬영 환경이었다고 회상 했지만,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는 법! 그 지옥길이 결혼 생활을 꽃길로 인도하는 지침서 였는지... 그때의 남편은 몰랐을 것이다.
당시 경험 때문인지 남편은 대화를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명절 같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센스가 여우 저리가라다. 명절이 끝나면 꼭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만한 음식을 시켜놓고 느끼한 대화를 시도하곤 한다. 나는 또 그 분위기와 맛에 홀라당 넘어가 딱딱하게 굳은 감정이 배달 떡볶이처럼 몰랑몰랑 해지곤 한다
부부 간의 말문이 닫히면 자연스레 마음의 문도 닫히게 마련이다. 부부끼리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을까 싶다면 사회이슈, 노후문제, 기후환경, 하다 못해 오늘도 성공 못한 변비 이야기라도 하면 될 일이다. 거기에 배우자가 좋아하는 배달 음식까지 딱 세팅해 놓으면, 없던 금실도 되살아 난다고 나는 장담한다.
이혼을 앞둔 부부가 상담센터에 가면 서로에 대한 질문과 적극적인 경청을 기반으로 문제를 풀어간다고 한다. 굳이 상담센터에 가서 비싼 돈 내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나는 떡볶이 금실 소생 작전을 권장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물어봐 주는 것. 거기에 배우자가 좋아하는 음식까지 갖추면 금상첨화! 이것이 바로 부부의 관계를 더 단단하고 견고하게 할 수 있는 비법 중에 명비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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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가 위태로울 때, 떡볶이가 필요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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