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감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 참석하고 있다.
유성호
이 전 대표는 당시 위 사건을 수임한 이아무개 변호사로부터 (이 사건에) 고위 간부 현직 검사장급이 관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후) 검찰 고위 간부가 한동훈 검사장이라고 했다. 충격적이라서 기억에 남는다"고 증언했다. 그는 "검찰이 연관됐다고만 했을 때, 남부지검장 정도가 제 상상력의 한계였다. 그게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위 검사였다"면서 "그런데 그걸 더 뛰어넘어서 한동훈이라는 말을 듣고는 아득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검찰의 뜻을 이 전 기자가 보내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제 진술로 유력 정치인 소탕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총선에 영향을 준다고 저는 직관적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편지 내용, 취재 정도로 충분히 알 수 있어"
이 기자 변호인 측은 편지에 검찰의 의사가 투영됐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반박했다. 검찰 의사가 반영됐다고 하기엔 편지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압수수색 시점, (수사와 관련된) 사람의 이름 등이 들어가는 등 구체적인 정보가 하나라도 있으면 좋은데 (그런 정보도 없다)"면서 "이것을 두고 어떻게 검찰 관계자와 손이 닿았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또, 이 기자가 두 번째 편지에서 수사 흐름을 예측하거나 언급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편지가 도착하기 전인 2월 5일에 검찰이 신라젠 수사를 보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 대부분 언론도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되받았다. 언급된 내용은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저희가 편지를 봤을 때 일반 기자들의 취재를 통해서 충분히 저 정도 내용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증인이 (이 기자가) 취재를 통해 안 건지, 검찰 최고위 관계자가 이 기자 통해 검찰 의사를 전달한 건지 증인이 어떻게 아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는 편지를 보고 그렇게 (검찰과 연결됐다고) 받아들였다"면서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 건 한동훈 검사장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이 기자가 편지로 협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편지 문구를 보면 이 기자가 제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거라는 말도 한 마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문구 하나 하나를 미시적으로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전체 문맥을 놓고 보면 제보를 안 하면 너에게 불이익이 갈 거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편지 내용이 협박이 아니라, 이 전 대표를 도와주기 위한 일종의 거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거래라고 인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이건(이 수사는) 이미 목표가 정해져 있고 저는 어쩔 수 없이 거기 끌려가는 희생양이 됐다는 생각, 그대로를 느꼈다"고 했다.
불출석 한 제보자 엑스(X)... "피고인에게 은폐 빌미만 제공해"
한편 이날 오후 증인으로 예정됐던 '제보자 엑스(X)' 지아무개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씨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이번 저의 증인 출석이 오히려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은커녕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라며 "중요 혐의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법정 신문이 먼저 이뤄진 이후에나 제가 법정에 나가서 증언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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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한동훈 이름 듣고 충격... 이동재가 검찰의 뜻 전해줬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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