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응시료기본적인 스펙 시험 응시료
이동호
시험 1번만 봐도 약 18만 원이 든다. 시험을 2번 보거나 학원에 다니면 50만 원은 금방 넘는다. 심지어 이런 기본적인 스펙은 공무원 준비생에게도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설상가상으로 토익, 토익 스피킹은 성적 유효기간이 2년이어서 만료가 되면 갱신을 해야 한다. 스펙 관련해 모든 돈은 개인이 부담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요즘은 그것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 50만 원은 미취업청년들이 이 가뭄의 시대를 이겨내는 단비같은 돈이다.
어떤 사람들은 일회성 현금 지급을 한다면 단순히 생활보조비로 쓰인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성과 평가 및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참여자들이 주로 식비, 소매유통, 인터넷 구매, 교통비 순으로 썼다고 분석했다.
이게 왜 문제가 될까? 먹고 살아야 취업이 될 것 아닌가? 그 누구의 자식들 밥 먹이는 게 그리 비효율적인 것 일까? 먹고 사는 일을 '단순'이라고 표현하는 게 아니라 필수적인 생활 부분에 지출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지 않을까?
모니터링의 결과를 좀 더 들여다보면 참여자들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생활비 다음으로 '학원비'와 '공간대여'에 가장 많이 지출했다. 공간대여는 독서실뿐 아니라 스터디카페와 같은 형태의 대여공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는 참여자들이 독서실에서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공무원 준비, 어학이나 자격증 취득 활동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청년들은 자격증 공부를 위해 책도 사고 학원비를 내야한다. 그리고 먹어야 하고 자야 한다. 이것도 다 돈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그 만큼 취업 경쟁력이 떨어지기에 아무런 수입없이 스펙을 준비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진짜 문제는 이 즈음에서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은 지원대상자 20만 명만 겪고 있는 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선별기준 때문에 지원 받지 못한 청년들이 많다.
취업카페에 "중위소득 120% 이하 자체를 뭐라 하는게 아니라 줄거면 다 줘야지 애매하게 제외당한 사람은 억울하다"며 글이 올라왔고 공감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취업준비생 최나윤(27)씨는 "나처럼 코로나로 취업 준비가 장기화되어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애초에 구직활동지원금은 졸업하고 2년 이상 지나면 못 받아서 이번 특별 지원금도 못 받는다"며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오직 자신의 직장과 임금 그리고 이득을 위해서만 노력을 하는 것일까? 고급 인력, 국가 경쟁력, 내수 시장 확대 등 모든 것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다 청년이다. 청년은 노동자이며 소비자이며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사회적 인간이기도 하다. 오직 개인 이득만을 챙기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기도 하다. 사회적 인간을 키워내는 데 우리 사회는 얼마나 책임지고 있는 것일까?
향후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 고부가가치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하는 청년에게 50만 원을 주는 것으로 '비효율이다!', '중복지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취업을 해야 임금을 받고 그 돈으로 기업이 만드는 상품을 사는 예비 노동자, 청년들은 50만 원을 받을 자격이 정말 없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청년특별구직지원금' 불필요? 청년은 더 필요하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