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석에듀시어터 전경
이민선
'우리 마을에도 이런 공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경기도 광주에 있는 '청석에듀씨어터'. 5년 전인 지난 2015년 이 곳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광주 청소년 공연전문가 꿈의학교'의 이모저모를 살피기 위한 발걸음 이었다. [관련 기사 :
학교 탈출 교사부부 전 재산 털어 극단 차린 이유]
지난 8월 5일 이곳을 다시 찾았다. 5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는데도 그 첫 느낌 그대로가 다시 전해졌다.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자리한 하얀 건물. 멀리서 보면 중세 유럽의 성 같아서 우러러 뵈지만, 가까이서 보면 오래된 전원주택 같아 친근하다 못해 만만하기까지 한. 경안천을 향하고 있는 건물 앞쪽은 탁 트여 있어 시원했고 뒤편은 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어 고즈넉했다.
건물에 발을 들이면 '수수한 멋'이 있는 카페 '떼아뜨르'를 만날 수 있다. 커피향이 무척 자극적이다. 한 잔 마시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강한 향기라, 난 4년 전 방문 목적을 뒤로하고 지나가다 들른 길손인 척 커피를 마시며 탁 트인 풍경을 즐겼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카페 떼아뜨르가 아니다. 배산임수라는 '명당' 조건을 갖춘 유럽풍의 멋진 건물도 아니다. 이 멋진 공간이 오롯이 연극과 뮤지컬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내 마음을 파고 들어 부러움을 느끼게 했다.
배우, 그리고 배우를 꿈꾸는 이들이 마음껏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연습실과 공연장이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의상 등의 소품 제작실까지 갖추고 있다. 이 완벽한 공간에서 학생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내 속을 파고 들어 '우리 마을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부러운 마음을 갖게 했다.
연극 1번지 서울 대학로가 아닌 지방에 있는 작은 도시에 이 정도 규모를 갖춘 극단이 있다는 것은 무척 특별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석에듀씨어터는 꿈의학교를 운영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극단이라 강사도 충분했다. 현역배우 20여 명이 학생들의 선생님과 형(누나, 언니)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여기에 '마을교육'에 대한 의지로 똘똘 뭉친 이기복 교장 부부가 있어 무척 든든했다.
부부는 전직 교사다. 이기복 교장은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부인 우은희씨는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쳤다. 이 부부는 정년도 되기 전에 과감하게 학교 밖으로 나와, 지난 2012년 전 재산을 털고 은행대출까지 얻어 광주에 청석에듀씨어터를 세웠다.
연극으로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