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활동을 소개하는 유튜브에 달린 욕설과 비방 댓글
이소영
대모들의 이웃 설득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유튜브 데뷔도 해보았습니다. 제 유튜브에서 '길고양이 밥을 왜 주세요!?'라는 영상의 댓글을 보면 물론 응원도 있지만 약 80% 이상이 '캣맘충', '네 집에 데려가 키워라', '이기적이다' 등 무려 1000건이 넘게 혐오 발언입니다.
제 멘탈이 강해서 다행이지, 일일이 읽다가 댓글을 닫아버린 캣맘들도 많으세요. 그 혐오 발언들, 어디선가 비슷하게 들어보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틀딱' '맘충' '노키즈존' 등 돌봄의 영역에서 논란이 되는 순간에서 나옵니다.
"누구에게도 폐 끼치지 않는 인간만 옳아!"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캣맘 혐오. '불편이란 것은 항상 부정적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돌봄을 통해 어른이 됐다
우리는 돌봄을 통해 지금의 어른이 됐고, 지금 이 순간도 나의 희생을 통해 '생명'이라는 어쩌면 감성적이라 불리는 그 감정에 끌려 어떤 존재를 돌보고 있습니다.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생존하는 존재가 무가치한 존재인지? 하루를 덜 살아도 되는 존재인지? 집 앞 쓰레기를 뜯어도 그냥 놔두면 되는 존재인지.
혐오 발언을 듣는 게 일상인 캣맘들은 모이면 하는 이야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니 내가 내 돈쓰고, 내 시간 쓰면서 왜 욕까지 먹어야 해? 정말 지겹다 지겨워!' 이 말은 중랑길친 작년 송년 모임에서 캣맘들이 웃으며 울며 하는 농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한다고 해서 관두는 캣맘들은 없습니다. 이미 우리 동네 고양이에게 약속을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내가 밥 주는 행위 하나로 더 이상 쓰레기를 뜯지 않아도 되고, 내가 제공한 겨울집으로 더 이상 추위에 얼어 죽게 될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어떻게 감히 이것을 멈출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