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지난 6월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성만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여성은 계약직, 프리랜스로 채용한 것은 성차별 채용이라고 판단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성차별 채용으로 피해를 본 유지은 아나운서의 고용형태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논란을 빚었던 MBC가 신입기자 공개채용 논술 시험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 '2차 가해' 우려가 있는 문제를 출제해 '성인지 감수성'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13일 오전 진행한 취재·영상기자 공채 논술 시험에서, 박원순 사건 피해자 호칭 논란을 거론한 뒤, "'피해 호소인(피해 고소인)'과 '피해자' 중 어떤 단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응시생 사이에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고, 박원순 사건 피해자와 여성단체는 물론 노조에서도 비판했다.
김재련 변호사 "용어 논란 정리됐는데 피해자를 도마 위에 올려"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14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피해자는 이 상황에 대해 참 잔인하다고 표현했다"면서 "피해자에 대해 피해 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분들이 공식 사과하고 용어가 정리가 됐는데도 언론사에서 다시 논쟁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1800명의 응시자들이 일정한 시간 동안 이 살아있는 피해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이 사람을 뭐라고 부를지 본인들이 결정하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이라면서 "어디에도 없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의도를 가지고 질문하고 논제로 던지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 제2노조인 'MBC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에서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문제를 냈는지 밝힐 것을 박성제 사장에게 요구한다"면서 "지금까지 MBC 보도 행태로 미뤄 어떻게 대답하는 사람을 뽑으려는 것인지 대단히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논술 문제 논란은 일부 MBC 구성원들의 왜곡된 성의식의 발로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박성제 사장과 현 경영진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