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오름 올라가는 길사려니숲길 끝나고 주차장을 지니서 나타나는 오르막길
신병철
사려니숲길이 끝나고 주차장이 나타났다. 사려니숲길 주차장이다. 사려니숲길은 제주도에서 인기있는 숲길이다. 얼마 전까지 사려니숲길 시작하는 도로 주변에 차를 많이 주차했다. 항상 그 길이 혼잡했다. 그러자 사려니숲길 주차장을 마련하고 도로 주차를 금지했다. 참으로 잘한 일이라 여기면서도 주차장이 어디 갔나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알았다. 민오름이 목표인 우리들은 덤으로 사려니숲길 일부를 걸었다.
곧 민오름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시작되었다. 급경사라 널판지로 계단과 줄을 이용한 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줄을 잡아 당기면서 올라가면 부담이 줄어든다. 고마운 일이다. 해발 651m, 비고가 136m나 되기에 힘이 제법 든다. 초가을이라기보다 늦여름 오후에 60~70대 여럿이 힘을 꽤나 쓰면서 올라간다. 다 올라왔다. 멋있는 나무 두 그루가 그늘을 만들고 있다. 앉아서 간식을 꺼내 먹으면서 쉰다. 올라올 때 힘들었던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너무 금세 잊어버린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두 나무가 만들어 주는 배경이 멋지다. 멀리 절물오름이 보이고 그 너머에도 수많은 오름들이 보인다. 오름 탐방에 속도가 붙은 나그네들이 오름 맞추기 경쟁을 했다. 오름을 올라가면 주로 오름 이야기만 한다. 그것도 신기하다.
능선이 제법 길다. 사방이 뻥 뚫려 있고 나무가 별로 없어 초원을 걷는 것 같다. 원래 민둥산이어서 민오름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진짜 정상인 곳이 나타났다. 긴 의자가 놓여 있다. 안내판도 있다. 안내판글을 뚫어지게 바라 본다. 좀 고쳤으면 좋겠다.
"북동쪽으로 터진 말굽형 화구를 가지고 있다. 말굽형 화구 침식부는 잘 보존된 소위 혀 내민 모양(Tongue type)을 하고 있다. 말굽형 화구 상단부, 즉 주봉의 안쪽 사면에는 깊이가 약 70m쯤 되는 깔데기형 화구의 OO 보여주고 있다. (OO은 사진을 잘 못찍어 보이지 않은 부분) 말굽형 화구 안에는 수풀이 우거진 가운데 오름 전사면은 울창한 자연림을 이루고 있다.
오름에 나무가 없다는데서 '민오름'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현재는 자연림이 빽빽이 차 있다. 달리 '무녜오름'이라고 부른 것은 세모진 산머리가 '송낙'같다는데 연유한다고 하며, '민악(敏岳)'은 '민오름'의 한자(사진에서 보이지 않은 부분). '송낙'은 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의 모자로, 제주 무당들이 쓰는 고깔을 말한다."
이렇게 말이다.
"민오름은 북동쪽으로 터진 말굽형 화구를 가지고 있다. 화구의 침식부는 혀 내민 모양을 하고 있다. 화구는 깔데기 모양인데, 그 깊이가 가장 높은 곳에서 70m쯤 된다. 오름 전 지역이 자연림으로 나무가 울창하다. 화구 안에도 수풀이 우거져 있다.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어서 '민오름'이라고 불렀다는 유래도 있으나, 현재는 자연림이 빽빽하다.
'민악(敏岳)'은 민오름의 한자식 표기이다. 달리 '무녜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오름 꼭대기의 세모진 모양이 '송낙'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송낙'은 소나무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의 고깔인데, 제주 무당(무녀)들이 많이 썼다고 한다. 무녜의 고깔과 같은 오름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