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전국 41개 의과대학 의약분업 비상대책위원회와 의대생 6000여 명이 전국 의대생 동맹휴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KBS뉴스 화면 캡처
의사 국시가 조정된 사례는 또 있습니다. 2000년 의약분업 파동 당시 전국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을 하고 의사 국시를 거부했습니다.
2000년 의사 국시 대상자 3120명 중 265명만이 응시해 의대생들이 대거 탈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해 12월 의약분업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정부는 의사 국시 일정을 1월에서 2월 연기하고 추가로 원서를 접수했습니다. 2001년 의사 국시 합격률은 85.7%로 대다수 의대생이 구제됐습니다.
앞서 의사 국가고시 거부 사태에도 추가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구제 방안이 나온 사례가 있으니 의대생들이 시험 거부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릅니다.
과거에는 실기시험이 없었습니다. 필기시험만으로 의사 국시가 치러지니 일정만 연기하면 간단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실기시험이 있어 쉽지 않습니다.
올해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9월 8일부터 11월 20일까지 43일간 치러집니다. 응시자들은 정해진 실기 시험 날짜에 모의 환자를 문진해 병명을 알아내 처방을 하거나 의료기기를 다루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과정은 필기시험처럼 간단히 연기할 수 없어 추가 시험이나 일정 변경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사 국시 취소 의대생 구제 반대', '의사 국시 부정행위 조사' 청원 등이 올라오면서 정부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의대생들의 편의만을 봐줄 수도 없게 됐습니다.
정부는 제85회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 기간을 6일 자정까지 연기했습니다. 응시 취소자를 대상으로 재신청을 받았지만, 응시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이미 정부는 의사협회와 교수협의회의 요구를 수용해 두 차례나 연기했습니다. 더는 실기 시험을 연기할 명분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의사협회와 의대 교수들이 해야 할 일은 의대생들을 볼모로 파업을 이어가는 게 아닙니다. 의대생들을 살릴 수 있도록 모든 행위를 멈춰야 그나마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습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않는 의료진들의 주장은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 속에 공허한 외침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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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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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 거부'를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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