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종 전주신흥고등학교장
이영광
한강 이남의 최초 학교로 호남 명문 기독교 사학인 전주신흥중고등학교(이하 신흥학교)가 오는 9일 개교 120년을 맞이한다. 1900년 미국 남장로교 소속 레이놀즈 선교사가 당시 16살이었던 김창국 학생을 자기 사랑방에서 가르친 것으로 시작한 신흥학교는 3.1운동과 한국전쟁,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등 굴곡진 한국 현대사에 참여했다.
또한 120년이란 역사만큼 신흥학교는 전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대한민국을 섬기는 인재를 배출하며 명문 사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120주년에 대한 소감 등이 궁금해 지난 2일 임희종 전주신흥고등학교장을 교장실에서 만나 보았다. 다음은 임 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오는 9일이면 전주신흥학교가 개교 120주년을 맞이합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보통 120년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나 동양권에서는 60갑자가 두 번 돌아가는 해잖아요. 신흥학교 120년은 한민족의 역사가 그대로 숨 쉬고 있어요. 우리 신흥학교는 또 한강 이남에 최초의 학교로 알려져 있지요.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120년의 좋은 전통을 이어 온 학교에서 그 전통에 걸맞은 일들을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교장이 되어서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올해 교장에 취임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120주년이라는 부담감은 없으셨어요?
"올 3월 1일 교장에 취임했는데 120년이라는 역사의 무게감에 비해서 제가 많이 부족해요. 충분히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부담도 됐어요.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 그리고 기도보다 앞서지 말자는 마음으로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이 일을 같이 감당하면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꿋꿋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때문에 아쉬운 게 많을 거 같아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서 저는 3월 1일 교장이 됐는데도 취임식도 못 했어요. 모든 행사도 유튜브 영상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개교 120주년 기념주간을 9월 첫 주로 정해, 신흥 120년을 성찰하고 각 분야별로 잘 정리하기도 하고, 대외적으로 크게 학교 공개도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모든 행사를 영상으로 녹화하여 온라인으로 방영할 수 있게 돼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 120주년 기념행사를 이번 주간하려고 했다고 하셨는데 왜 이번 주인가요?
"9월 9일이 시간적으로 보면 다음 주 수요일이에요. 9월 9일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 즉 학교 생일이니까 재량 휴업일로 정해 쉬는 날이어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그 앞 주를 12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해서 행사를 계획했던 것이죠."
- 120주년 기념행사로 어떤 걸 계획하셨어요?
" 처음 계획할 때는 9월 첫 주를 120주년 기념 주간으로 정해서 8월 31일에는 교사, 학생, 동문이 함께하는 120주년 기념 예배를 먼저 드리고, 9월 1일은 선교 부문, 9월 2일은 교육 부문, 9월 3일은 학생운동 부문으로 나눠서 120년 동안의 역사를 부문별로 성찰하고 정리하는 심포지엄을 하고요, 9월 4일엔 동아리발표대회 및 희현 축제와 신흥동문의 홈커밍데이로 정하고 선배 멘토-멘티 행사까지 하기로 했고, 9월 5일에는 총동문회와 학교가 함께하는 기념식을 하기로 했지요.
이때는 정세균 총리님도 오셔서 축사도 할 계획이었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서 모든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녹화를 해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120주년의 의미는 뭐라고 보세요?
"120주년은 우리 학교가 어쩌면 하나의 큰 흐름을 한번 바꿀 수 있는 시간이라고 봐요. 특히 우리 학교는 90년사를 편찬하고, 100주년이 되었을 때 90년사에서 정리한 역사의 오류나 미진한 부분을 채워 신흥 100년사를 간행하고자 했는데 못 했어요. 올 120주년을 맞이하여 '신흥학교 120년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신흥 120년 역사를 정리하고 새롭게 200년을 준비해 나간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 신흥학교는 처음 어떻게 세워지게 되었죠?
"1900년 9월 9일 레이놀즈 선교사가 당시 16살 김창국이란 학생을 당신의 사랑방에서 가르치는 것을 시작으로 신흥학교가 출발했어요. 당시 기록을 보면 김창국에 대해 훌륭한 학생이란 평가가 나와요. 김창국 학생은 최초의 신흥인으로서, 잘 성장하여 호남지역의 선교를 담당하는 업적을 이루었어요. 신흥 개교 120주년을 맞이하여 총동문회는 최초의 신흥인, 김창국 목사에게 자랑스러운 신흥인상을 수여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가족인 손자 73회 졸업생 김창배 동문께서 수상할 예정이고요."
진리를 탐구하고 사랑을 실천하고 정의를 실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