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인구 구성. 인구의 30% 이상이 외국인 체류자이고, 노동인구의 40%가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싱가포르 노동부 (MOM)
인구가 적다 보니 많은 부분에서 외국인 노동력을 끌어 쓰고 있는데 그 수가 약 143만명으로, 싱가포르 전체 노동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자 싱가포르인들의 불만이 외국인 취업자들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취업자가 받을 수 있는 비자의 종류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급 인력이 받는 EP(Employment Pass), 경력이 있는 기능 인력이 받는 S패스(SPass), 그리고 싱가포르 사람들이 꺼려 하는 건설현장이나 환경정리 등의 일을 위한 워크 퍼밋(Work Permit).
이 중에서 EP나 S패스를 가지고 일하는 외국인 취업자 약 40만 명이 이번 급여 기준액 상향의 대상입니다. 전문직 종사자로 EP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월급이 3900달러(약 340만원) 이상이어야 했는데, 이번 조치로 월 4500달러(약 390만원) 이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금융권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그 금액이 5000달러 (약 430만원)로 더 높습니다. 기능직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S패스를 위한 최저 월급은 기존의 2200 달러(약 190만원)에서 2400 달러(약 206만원)로 올랐습니다.
이제까지는 싱가포르의 기업들이 내국인을 채용하는 대신 동남아 인근의 국가에서 고학력 전문직 경력자들을 낮은 급여를 주고 뽑아 썼는데, 비자 발급이 가능한 금액을 올려버림으로써 앞으로는 높은 급여를 주고서라도 꼭 필요해서 뽑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내국인을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발표가 난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이번에 새로 구성된 의회에서는 이 금액도 너무 낮다며 기술 및 전문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급여 기준액을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가 하면, EP의 경우 쿼터제를 실시해서 일정 수 이상은 뽑지 못하게 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 노동부 장관은 9월 1일 의회 답변을 통해 비자 쿼터제는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제한하고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대신 기업들이 직원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다른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취했는지, 외국인과 내국인 사이에 차별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해서 해고를 최소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의회에서 실업률 문제로 격론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노동부 장관은 실업의 위기에 있는 내국인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던 중에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