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룡 선수선수시절 남승룡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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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룡은 36살이라는 많은 나이에도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해 신인 서윤복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한국 마라톤을 이끌어 갈 서윤복을 위한 자신의 희생은 오히려 값진 보람이라는 생각이었다. 조력자 역할을 다했던 남승룡 역시 12위로 대회를 완주했고 그의 존재는 서윤복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밑거름이었다.
남승룡의 장조카 남청웅 전 호남대학교 교수는 "(서윤복 선수가) 남승룡 선배가 없었다면 자신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 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던 인터뷰를 소개하며 우승 이면에 있었던 남승룡의 숨은 공로를 언급했다.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었던 남승룡의 생전 사회적 지위는 대한육상연맹 이사, 전남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정도가 전부였다. 그는 충실했고 한국 마라톤, 한국 체육을 위해 헌신한 숨은 영웅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K-방역'의 힘 역시 남승룡 같은 숨은 영웅들에게서 온다. 초유의 사태를 맞아 바이러스와 사투하며 최선전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거리두기 지침을 스스로 지키며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시민들의 참여는 'K-방역'을 이끌어 내는 진정한 힘이다.
'K-방역'은 긴 기간 이어나가야 하는 마라톤 같다. 남승룡은 마라톤을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생각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철학'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해냈던 한국 마라톤의 숨은 영웅, 마라톤으로 삶의 철학을 실천했던 남승룡 정신이 더욱 절실한 2020년 9월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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