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의료계 집단행동대한의사협회 주도 집단휴진 셋째 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엑스레이 촬영실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언급한 인프라 부족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맞다.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다. 지역 병원은 의사들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편이다. 평균 약 2억 5천에서 3억, 많게는 약 4억까지도 지급된다. 그럼에도 지역에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의사들이 쉽게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질 못한다. 지역으로 내려올 때 보통 가족들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교육·문화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한편, 병원은 의사를 구할 때 수반되는 비용이 계속 오르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많다. 지역 의료원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막막하다."
- 이러한 의료진 부족 문제가 지역민에게 끼치는 영향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 심장내과 의사가 계속 공백인 상태다. 그렇다 보니 만일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할 경우, 우리 병원에서조차 응급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어렵게 섭외된 의사들은 앞선 인프라·인력 부족 문제 등으로 이곳에서 1년 미만으로 머물다가 떠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의료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지리산권 서남 쪽 공공의료기관은 남원의료원뿐이다. 공공병원일수록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2018년 보건복지부·국립중앙의료원 발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응급취약지는 99개 시군구에 이른다. 남원의료원이 위치한 남원시도 여기에 해당한다. 응급취약지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가 27% 이상인 지역을 뜻한다. 이밖에 응급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시·군·구는 32개에 달하고, 8개 지역은 동네병원 응급실조차 없다.
공공의사 확충엔 동의, 하지만...
- 지난 20대 국회 때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그렇다.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도 보건복지부 소위원회에서 논의가 됐지만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 의협과 야당이 크게 반대했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9년 4월에 발표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보완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2017년 기준 미충족 된 공공보건의사가 최대 2083명이 된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의료 불균형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남원에 4년제 국립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끝내 폐기됨에 따라 설립계획 논의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공공의사 증원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 의사를 확충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의료 취약지에서 마주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정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분명 있다. 정부가 매년 지역의사 300명을 양성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과 같은 여건 속에서 이러한 인력이 모두 지역 병원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이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 개선 논의도 함께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언급한 '지역의사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마찬가지로 내용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권역별로 공공의대를 설립해서 학생들이 수련할 수 있는 공공병원도 맞춰 보완하는 식의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공공의료 종사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책임지고 양성해야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공유하기
"정형외과 교수가 코로나19 검사를"... 지역 공공의료의 현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