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이 마주한 중간거점 그램푸(Gramphu)에 자리한 간이 휴게소
이원재
그램푸(Gramphu)로 가는 버스는 오전 4시에 있었다. 각각 라다크와 마날리, 스피티 밸리로 향하는 세 갈래 길이 만나는 중간거점, 길목에 자리한 만큼 소규모의 마을과 휴게소가 여럿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다바(Dhaba)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간이 휴게소만 조그맣게 하나 있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간, 문이라도 열려있을까 했던 걱정과 달리 안에는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는 사람도 몇 있었다. 추측이지만, 수도 델리와 같은 도심지에서 스피티 밸리나 라다크로 오가는 트럭 기사들의 숙박시설로도 이용되는 게 아닐까. 인도의 국민차와도 같은 밀크티 짜이 한잔을 마시니 새벽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야 했던 긴장은 사라지고 금세 노곤함만이 남았다.
날이 밝고 아침이 되자 작은 휴게소엔 스피티 밸리의 중심도시 카자(Kaza)로 향하는 여행자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전에 머물렀던 도시에서 몇 번 봤던 대만에서 온 여행자와 슬로베니아에서 온 여행자, 그 외에도 같은 길로 향하는 인도인들도 몇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