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의대생 시험 거부 및 동맹 휴학의 이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자료다. 국가시험 실기 거부 투표의 중간집계 결과다. 내용에는 설문 문항으로 추정되는 항목도 나와있다. 이를 두고 의대생 A씨는 "선택지 자체가 참여를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1~3번 문항이 모두 합산돼 '동참'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트위터 계정(kmedical_change)
- 당시 투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
A씨 : "먼저 실명을 기입하게 했다. 단체행동 참여 여부를 묻는 문항의 선택지는 4개였다. ▲ 1번은 '무조건 국시 거부에 동참한다' ▲ 2번은 '50% 이상 동참하면 나도 동참한다' ▲ 3번은 '70% 이상이 동참하면 나도 동참한다' ▲ 4번은 '동참하지 않겠다' 였다. 2·3번은 사실상 찬성인지 반대인지가 불명확한 선택지인데, 해당 문항을 선택한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안다. 문항을 보면 마치 찬성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종적으로 1·2·3번 다 합쳐서 찬성으로 집계 된 게 약 90% 정도였다. 세 문항을 합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다수가 국시 거부에 동참하는 것으로 하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 이밖에 집단행동 과정에서 느낀 문제의식이 있다면?
A씨 :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본다. 의대협은 단체행동에 앞서 설문조사와 공청회를 진행했다. 공청회는 회원(의대생)들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목적이었지만, 사실상 회장단 발제를 듣고 그것에 대해 질의응답 하는 게 전부였다.
당시 공청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방역 문제로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은 것도 있지만, 현장 참가인원은 약 30명 뿐이었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의대협 집행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수의 의견도 형식적으로나마 개진될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했다고 본다."
B씨 : "대세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마녀사냥, 비아냥 같은 것들도 문제다. 실명투표에서 수반되어 오는 주변의 압력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페이스북이나 일부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동참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날선 비판이 상당하다."
"정부 정책도 허점 많지만.... 전체주의적인 의대협 방식, 더 공감 못해"
- 그럼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불안하지 않았나.
A씨 : "우선 나는 정부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공공성을 갖추고 증원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런 세부적인 의견은 단체 행동에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의대협 방식이 비민주적이라고 판단한 근본적인 이유다. 물론 나도 불안하지만, 논리에 공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참할 생각은 없다.
난 의료 자체는 공공재가 맞다는 입장이다. 누구나 아플 때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시민사회 전체가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에서 의료 수요자의 입장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의대협 방식은 의료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너무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B씨 :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최대한 제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동참하지 않은 건 의대협 방식에 공감할 수 없어서다. 물론 정부 정책도 잘못된 부분이 분명하다. 의대협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책에 여러 허점이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무조건적인 집단행동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컨대 지역에 의사가 없고, 의료 취약지가 존재하는 것들. 하지만 의대협은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지 못 한다고 느꼈다. 의대협의 논리가 의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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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행동 불참 의대생들 "반대하니 실명 유출,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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