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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송정1리 공장부지 오염에 시 "기준치 이내"... 주민들 "신뢰 못해"

복토자재, 재활용 골재 불가한 폐기물 의심... 전문가 "민관조사관 만들어야"

등록 2020.08.21 16:42수정 2020.08.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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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1리 일원에 조성되는 공장용지에 공장이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지반 다지는 공사중에 배수관로로 통해 흘러나오는 물이 오염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정1리 일원에 조성되는 공장용지에 공장이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지반 다지는 공사중에 배수관로로 통해 흘러나오는 물이 오염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화성시민신문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송정1리 320-19번지 일원에 조성되는 공장용지와 관련, 주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지역은 아직 사업체가 들어오지도 않은 상태로, 지반 조성 중이다. 문제는 해당 부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에서 염소와 페놀 등이 기준치보다 88배나 초과해 나왔다는 점이다.

주민민원에 따라 작년 10월 화성시청은 농업용수 수질분석을 진행했다. 주민은 올해 1월 민간업체에 수질분석을 의뢰했다. 화성시는 하천수 호소수 수질기준으로 검사했고 주민은 지하수 기준으로 검사했다. 기간이 달라도 두 검사 결과 모두 같은 수치가 나왔다. 

지난 1월 주민주도로 한 지하수 수질기준 농업용수 검사결과에 따르면 염소이온이 5121.4 mg/L 검출돼 수질 기준인 250mg/L보다 20배가 높다. 페놀은 0.444mg/L이 검출돼 0.005mg/L 이하인 수질 기준보다 88배나 더 높다. 지난해 10월에 화성시에서 진행한 수질분석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송정리 주민이 공장부지 배수관로에서 흘러아오는 물에서 페놀과 시안 염소등이 높은 수치로 검출됐다며 불안에 하고 있다.

송정리 주민이 공장부지 배수관로에서 흘러아오는 물에서 페놀과 시안 염소등이 높은 수치로 검출됐다며 불안에 하고 있다. ⓒ 화성시민신문


#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화성시민신문>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에게 물었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과 고도현 시민과학연구소장이다. 화성시와 주민이 따로 작년에 진행한 수질검사서 두 장을 이메일로 보냈다. 두 전문가는 두 곳의 실험기관에서 모두 검출된 항목 페놀과 염소이온에 대한 의견을 보내왔다.

"오염원 유입이 된 것으로 추정"

김정수 소장은 염소이온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염소 이온 농도가 높은 경우는 ▲가정하수나 공장폐수 같은 유기오염물질의 영향을 받을 때 ▲염화물을 함유하는 암석층을 통과할 때 ▲바닷물이 혼입된 지하수일 때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송정리 경우 염소이온 수치가 높은 것은 공장폐수 등의 오염원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먹는 물 기준 250mg/L의 20배가 높은 5121mg/L가 나온 것으로 봤을 때 농업용수로 이용될 경우 크게 우려될 사항은 아니나 지하수 오염에 대한 확인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페놀은 염소와 반응하면 클로로페놀이란 화합물이 생성되며 페놀 농도가 높고 염소 농도도 높은 해당 결과는 클로로페놀 화합물 생성이 많아졌을 것으로도 추정된다"고 밝혔다.

클로로페놀은 복통과 구토를 수반하는 소화기계 염증과 혈압강화, 경련, 간장 및 신장 장해를 일으키며 피부 침투 시 간장과 신장 등에 축적돼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공장부지에 있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그대로 고사했다.

공장부지에 있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그대로 고사했다. ⓒ 화성시민신문


"기준치 미만이라도 위험할 수 있다"


고도현 소장은 "성토재매립지 주변 지표수 내 염소이온이 5216.2 mg/L가 검출된 사실로 볼 때 현재 지표수(농업용수) 관련 기준은 없으나 미국의 경우 수질환경기준(수생생물 보호)은 급성의 경우 860 mg/L, 만성의 경우 230 mg/L의 기준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12개 공단 내 하천(수계)에서 염소이온이 7.3 ~ 3,177.7 mg/L가 검출된 환경부 연구 사례도 있다. 염소 이온이 높게 나오는 이유를 확인해야 하며, 염소이온으로 인해 매립지 인근에 부식이나 식물 고사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도현 소장은 이어 "시안의 경우 검출되어서는 안 되는 물질(검출한계 0.01 )임에도 0.124 mg/L로 검출된 바 있고 페놀도 기준치는 없지만 연달아 0.4 mg/L 수준이 검출되는 사례를 볼 때 지하수 조사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화성시는 검사 항목에 기준치가 없다는 이유로 주민 민원을 외면하지 말고 검출된 항목에 대한 왜 검출되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하며, 주민 대상의 성토재 폐기물에 대한 출처 및 성분 등의 정보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장부지에 파일을 박으면서 나온 건축폐기물로 추정되는 성토. 검은 색과 유리조각, 철근, 폐자재등의 폐기물이 그대로 육안으로 확인된다.

공장부지에 파일을 박으면서 나온 건축폐기물로 추정되는 성토. 검은 색과 유리조각, 철근, 폐자재등의 폐기물이 그대로 육안으로 확인된다. ⓒ 화성시민신문


#화성시 3차례 검사 "기준치 이내라 문제 없다"

화성시는 지난해부터 해당 지역 토양에 대한 폐기물 오염도 검사를 주민 요청에 따라 3차례 진행했고, 수질검사도 진행했다.

화성시 환경지도과 관계자는 <화성시민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토양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2019년 2월, 3월, 4월에 성토재 폐기물 오염도 검사를 다양한 깊이로 채굴해 검사를 진행했고 당시 주민 입회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결과 모두 '기준 이내'를 받았다. 또 농업용수 수질검사에서도 '약간나쁨'으로 나왔지, 여러 가지 항목 중에는 하천 수질 기준으로는 '정상'이다"라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화성시 허가 민원과에서 진행한 수질검사에서는 모두 기준치 이상의 정상범주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화성시청은 토양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고 가장 최근에 한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행정력을 낭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정리 주민이 공장 부지에서 나온 토양을 만져봤더니 검은 가루가 손에 묻어 지워지지도 않을 정도다. 이것이 자연 흙인가? 라고 불안해 하는 송정리 주민.

송정리 주민이 공장 부지에서 나온 토양을 만져봤더니 검은 가루가 손에 묻어 지워지지도 않을 정도다. 이것이 자연 흙인가? 라고 불안해 하는 송정리 주민. ⓒ 화성시민신문


#주민, 화성 행정력 신뢰할 수 없어

반면 송정리 주민은 주민입회하에 수질검사를 다시 해달라는 것을 요청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송정리 주민 A씨는 "지난 3차례 검사에서 모두 페놀과 염소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는데 최근 검사에서만 갑자기 정상으로 나왔다는 것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화성시청이 실시한 수질검사 직전에 아무것도 들어와 있지 않은 공장용지 하수관을 청소했다는 주민 제보도 있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주민 입회하에 동시에 물을 떠서 각자 수질검사를 해달라는 것뿐이다. 그래야 안심하고 농사도 지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마음 편히 농사지을 수 있게끔 해달라는 요구다. 송정 1리에 사는 주민은  100호, 송정 2리가 50호, 두곡리 100호 정도 있다. 송정리 주민들에 따르면 원천리, 시리, 문호리, 익산리 지역까지 해당 공장용지 밑으로 흐르는 물로 농사를 짓는다. 만약 이곳에서 나오는 물이 오염된다면 주변에서 농사짓는 60만 평이 다 영향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순환 골재 사용, 조사해봐야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축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진상조사를 재차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건축폐기물 재활용을 위한 순환 골재는 일정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재활용에 의한 환경오염이 되지 않도록 물리적, 화학적 처리를 통한 품질 필증을 받은 순환 골재에 한해 지표층 1m 아래에만 사용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혜정 사무국장은 "마도면 송정리 복토 현장 경우 유리와 철근, 폐자재가 섞여 있는 폐기물이 육안으로도 확인되며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주변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폐기물 불법매립을 의심하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민관조사단을 구성해 토양, 수질 시료 분석을 진행하고, 설명회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 #송정리 #페놀염소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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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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