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압구정노인복지센터에서 주최한 비대면 프로그램 ‘집으로 온 봄’ 구성품(오른쪽)센터의 김성진 관장과 강현주 과장이 구성용품 택배 앞에서 어르신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
압구정노인복지센터
비대면 커뮤니티 케어 '집으로 온 봄'은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1차, 6월 15일부터 7월 10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됐다. 1차는 새싹 키우기·퍼즐·스티커 컬러링북 키트를, 2차에는 콩나물 키우기·스크래치 컬러링북 그림 그리기·홈트레이닝 키트를 지원해 주는 것으로 구성했다.
회마다 해당 지역 노인들에게 문자를 일괄 발송하고 선착순으로 신청받았다. 각각 15명씩 뽑아, 프로그램 담당자가 참가자 집으로 관련 키트를 우편으로 보냈다. 참가자는 용품을 사용한 후, 주간 일지를 작성하고 참여 인증사진을 담당자에게 보내야 한다.
한편 요리 재료를 보내주는 '집으로 온 맛남'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집으로 온 맛남 또한 1차로 5월 4일부터 5월 15일까지, 2차로 6월 22일부터 7월 10일까지 진행했고 선착순으로 문자 신청을 받았다.
영자씨와 같은 공원에서 운동하던 친구는 영자씨와 함께 '집으로 온 맛남' 프로그램에 2차로 참여했다. 그는 "평소 늘 하던 음식만 해서 먹게 되잖아요? 그런데 복지관에서 보내준 다양한 재료들로 많은 요리들을 해보니까, 이렇게도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여러 반찬을 요리해 먹을 거예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
혜정씨와 전화 인터뷰를 마치며 대화한 내용이 생각난다. 혜정씨에게 자녀분들과 연락은 자주 하느냐고 물어봤다. 혜정씨는 "사실 제가 먼저 자녀들에게 자주 연락해요"라고 하며 "직접 만나는 것은 차비도 들고 시간도 많이 드는데, 전화는 한 통화면 목소리를 바로 들을 수 있고 소식도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먼저 자녀들에게 매일같이 연락하고는 해요"라고 덧붙였다.
전화 한 통으로 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혜정씨 표정이 상상된다. 그 시간은 아마 씨앗을 키우는 시간보다 더 소중할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떨어져 사는 부모님에게 거는 전화 한 통. 코로나19 때 전화 한 통의 의미는 더 크게 느껴진다.
집안에 갇혔다는 느낌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도, 친구를 못 만난다는 허전함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TV에서 계속 보이는 예배와 집회 장면에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모습이 겹친다.
나에게 혜정씨는 "기자님, 제가 개인적으로 연락해도 되나요?"라고 물었다. '언제든 전화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코로나가 끝나면 직접 찾아뵙겠다는 인사도 했다. 그 말에 혜정씨는 "잊지 않고 연락해주신 것도 행복하네요"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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