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6일~8월 9일 남강댐 사천만 방류량 수문정보
뉴스사천
8월 8일의 상황을 떠올리기에 앞서 남강댐에 관한 기본 정보부터 알아두자. 남강댐은 1969년에 준공한 다목적댐이다. 다목적댐은 식수와 농업‧공업용수를 제공하고, 전기도 생산하며, 갈수기엔 하천 유지용수를 흘려보내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뺄 수 없는 역할이 홍수 예방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 댐을 상당 부분 비워 놓았다가 집중호우가 내릴 때 순간적으로 물을 받아 내는 역할이다. 그런데 남강댐의 경우 이 기능이 약하다고 보고, 댐을 만들 때부터 사천만 쪽으로 인공방류구를 만들었다. 이로써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릴 때는 남강 본류가 아닌 사천만으로 남강 물을 흘려보낸다. 덕분에 남강 하류는 물론, 낙동강 본류까지도 홍수 걱정을 크게 덜고 있다. 그러니 인공방류구는 남강 본류엔 축복이요, 사천만엔 재앙이랄까.
그러다 1999년에 남강댐이 새롭게 거듭난다. 남강댐의 약점으로 꼽히던 접시형 물그릇을 보완한 것이다. 방법은 댐의 둑을 높이는 데 있었다. 이로써 이전보다 3배 정도 저수 능력을 키웠는데, 최대 저수량은 3억900만㎥(=톤)이다. 댐 높이(=EL 기준)를 51m로 높인 결과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홍수 조절 능력이 커진 만큼 사천만으로 흘려보낼 물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 홍보했다. 참고로 이 댐의 계획홍수위는 46m, 상시만수위는 41m이다. 평소엔 41m를 유지하다가 홍수 상황에는 46m까지 수위를 올릴 수 있게 댐이 설계됐음을 뜻한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8월 8일 즈음으로 돌아가 보자. 수자원공사 남강댐지사가 제수문을 통해 사천만 쪽으로 물을 흘려보내기 시작한 것은 6일 오후 4시부터다. 이때 남강댐의 수위는 40.24m로 상시만수위에 조금 못 미친 상태. 전날부터 약하게 내린 비로 댐 유입량이 초당 600톤을 넘어서자 취한 조치로 보인다.(이하 유입량과 방류량은 모두 1초를 기준으로 한 양이다.) 남강 본류 쪽으로는 200톤이 조금 안 되게, 사천만 쪽으로는 300톤 안팎으로 방류가 이어진 게 7일 오후 1시까지다. 이때의 수위는 40.58m였다.
하지만 시간당 10mm 안팎의 비가 계속 내리면서 댐 유입량이 점점 늘어났고, 이 때문에 방류량도 늘었다. 7일 오후 11시까지 사천만 쪽 방류량은 1200톤 정도. 남강 본류 방류량까지 합쳐도 1600톤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이때의 유입량은 5400톤 정도로 유입량보다 3배 넘게 많았다. 댐 수위가 오르는 것은 당연했다. 8일 0시 기준 남강댐 수위는 42.35m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때부터 4시간 동안 사천만으로 2000톤, 남강 본류로 400톤씩 흘려보냈다. 그러나 댐으로 들어오는 유입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그 결과 댐 수위는 43.49m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