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을 광복하라."
김원웅 대한광복회 회장은 이렇게 외치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마쳤다. "역사의 주류는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고 강조하면서다. 여전히 친일이 청산되지 않은 현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간절한 호소였다.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돼야"
김 회장은 15일 오전 10시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청산되지 않은 친일의 현실'로 '독립운동가의 얼굴이 없는 화폐'와 '친일파가 작곡한 애국가', '친일파가 묻혀 있는 서울현충원'을 들었다.
먼저 김 회장은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미국의 조지 워싱턴, 프랑스의 드골, 인도의 간디, 베트남의 호찌민, 이들은 그 나라의 화폐 속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이다"라며 "전 세계에서 화폐 속의 인물에 독립운동가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다"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정부로부터 받았는데 그 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라며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노무현 정부 시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만났던 한 일본 정치인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김 회장은 그 일본 정치인에게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그 일본 정치인이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전범, 그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 있더라. 당신들은 왜 그곳을 참배하느냐? 우리더러 과거 청산하라고? 당신들이나 제대로 하라"라고 오히려 '충고'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서울현충원에 69명의 친일반민족 인사가 안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금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리라고 믿는다"라고 국립묘지법 개정을 촉구했다.
"우리 역사의 주류는 친일이 아니라 독립"
또한 김 회장은 "우리 민족의 미래에,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하는 세력'이다"라며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친일을 비호하면서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고 민족과 반민족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반성 없는 민족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다"라며 "친일청산은 여당.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의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 친일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지난 75년간 강고하게 형성된 친일반민족세력이 민족공동체의 숨통을 옥죄어 왔다"라며 "이 거대한 절망을 무너뜨리느냐 못하느냐, 우리는 지금 운명적 대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의 주류가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김원웅 회장의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