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창녕보 상류 낙동강 제방 유실 현장 복구 작업 10일 경남 창년군 이방면 장천배수장 인근 낙동강 둑에서 응급 복구 작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곳은 폭우로 전날 오전에 길이 40여m가 유실됐다.
경남도청 제공
50일 넘게 이어지는 최장기간 장마,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전국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전국 11개 시도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 사망자와 실종자, 부상자 등 인명피해가 50명을 넘어섰고, 7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온 나라 곳곳이 파괴된 최악의 물난리다. 그런데 때아닌 '4대강 사업'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이 '4대강 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지금 이 물난리가 벌어졌다'는 취지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홍수 방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게 두 차례 감사원의 공식 결과다. 박근혜 정부 시절 2013년 7월 '추가 준설이 없어도 홍수에 대처 가능하다'는 내용과 2018년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 2014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조사평가위원회도 '보에는 홍수 조절 기능이 없다'고 발표했다. 어떤 정부, 어떤 연구 결과에서도 4대강 사업이 홍수조절 효과가 입증됐다는 결과가 없다. 오히려 보는 하천 수위를 상승 시켜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조물이며 해체해서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보수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태양광사업으로 인해 산사태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러나 산업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1만 2721곳 중 산사태 피해를 본 곳은 12곳으로 0.1%에 해당하며, 산림청은 지난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9일까지 전국에서 1079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이 중 1%에 해당하는 12건이 태양광발전시설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부 산지 태양광 시설이 무분별한 시공으로 산사태 피해의 원인이 됐을 수 있지만, 태양광사업 때문에 산사태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은 사태의 본질을 심각하게 호도하는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하루빨리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소모적인 정치 공방을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 추가피해 예방과 이재민들을 지원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을 피해 규모에 대응해 확대하고, 신속하게 국회를 열어 재난 피해복구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 19 위기에 최악의 물난리까지 겹쳐서 민생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하여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책을 내야한다.
기후 위기 시대, 이제는 탈탄소사회로 전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