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혁명 당시 천안 아우내 만세시위를 주도한 최정철 지사의 묘(위)과 김구응 지사의 묘(아래)
이윤옥
- 작년 3.1혁명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도 독립운동가 선양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덕분에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많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 않나?
"물론 동의한다. 그간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희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독립운동가 1만5454명이 서훈을 받을 동안 여성독립운동가는 고작 477명(2020년 3월 1일 기준)에 불과하다. 그동안 얼마나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었나 알 수 있는 자료다. 이러한 원인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단순한 조력자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었다.
그러나 독립운동을 한 남자들 뿐만 아니라 그를 뒷바라지한 아내들도 독립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남자들이 독립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보조한 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부터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2018년 우당 이회영 선생의 부인 이은숙 지사가 서훈(건국훈장 애족장)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석주 이상룡 선생의 부인 김우락 지사도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았다. (건국훈장 애족장) 이분들의 서훈이 있기 전까지는 주로 여자광복군이라든지, 만세운동 등으로 형무소 수형 기록이 있는 분들 위주로 포상이 이뤄졌다."
-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서대문형무소수형자카드)를 살펴보면 강귀남, 강간난, 김귀현 등 수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 모두 수형기록이 있음에도 여전히 서훈되지 못한 상태다. 미서훈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포상이 시급하다. 아울러 포상뿐 아니라 선양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독립운동사 연구하는 개개인에 대한 지원 필요
이 소장은 여건이 되는 한 <46인의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를 찾아서>도 시리즈로 낼 계획이다. 분량 문제로 담아내지 못했던 다른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후속편으로 다룰 생각이다. 그는 "아무리 훌륭한 위인이 있다고 해도 알리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책이 나와도 잘 팔리지 않는 현실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 없이 개개인이 책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작년에 3.1혁명 100주년이라고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행사까지 치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회성 행사에 불과했다고 본다. 본인처럼 발품 팔아 취재하고 책을 발간하는 개개인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 개인적으로 독립운동 관련 책을 쓰는 사람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46인의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를 찾아서
이윤옥 (지은이),
얼레빗,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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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생 / 서울강서구궁도협회 공항정 홍보이사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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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 조명했지만... 문재인 정부, 아직 할일 더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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