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10회 부산 반핵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을 <오마이뉴스>가 만났다.
김보성
인근에 10여 기의 원자력발전소가 자리잡아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도를 보이는 부산. 고리원전 반경 30㎞ 내에 거주하는 인구만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런 도시에 '핵 문제'를 다루는 전국 유일의 영화제가 있다.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적영상홀에서 10회 반핵영화제가 열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영화제를 시작한 지 10년. 올해는 '변화의 10년, 책임의 10만 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객을 만난다.
반핵영화제는 원폭 피해자 문제를 공론화한 김형률씨의 이야기를 다룬 1회를 시작으로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핵사고와의 비교(2회), 밀양 765kV 송전탑과 고리원전(3회), 해수 담수화와 주민운동(5회), 대통령의 탈핵 약속과 비판적 조명(6회), 탈핵시대의 가능성(8회),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핵폐기물의 현주소(9회) 등 핵과 관련한 이슈를 영화로 재조명해왔다.
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조직위원장은 10년째 반핵영화제를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는 인터뷰를 위해 찾아온 기자에게 "처음엔 영화제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벌써 10년이 흘렀다"며 "지속해서 반핵을 다뤄 온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러 환경단체와 마찬가지로 전 위원장 또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선언을 보며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최근 고준위 핵폐기물 논란을 보며 그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거대한 '찬핵' 세력의 반발이 있다고 해도, 이를 무릅쓰고 문재인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준비한 올해 반핵영화제의 개막작은 <비욘드 더 웨이브>(2018, 벨기에). 탈핵과 아베 퇴진을 주장해온 일본의 진보적 정치인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상영하는 <캐스트를 멈춰라>(2007, 독일)도 강력히 추천했다. 독일 고어레벤에서 벌어진 주민들의 핵폐기물 운송 저지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이지만, 우리의 현재와 관련이 있다.
영화제 기간엔 탈핵운동 현장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도 마련된다. 개막작이 상영되는 첫날 마지막에는 '반핵운동과 영화'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한다. 김현우 <탈핵신문> 운영위원장과 영화 <월성> 남태제 감독, <밀양아리랑>의 박배일 감독이 참여한다.
마지막 날엔 폐막작에 이어 '핵과 맞선 사람들'이라는 코너가 관객을 만난다. 이 자리엔 밀양 765kV송전탑, 월성원전, 기장해수담수화 지역의 반대 주민과 한국 원폭 2세가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경험담을 전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12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 1회부터 무료 상영을 고수해온 반핵영화제는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간다.
지난 4일 전진성 위원장을 만나 영화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핵 문제 해결될 때까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