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 작가의 브런치직장 생활, 육아 이야기, 대인 관계 등을 주제로한 글을 소개하고 있다.
김강민
[나의 부캐 #2] 음악 프로듀서
올해 1월부터 6개월 동안 음원 열 곡을 발매했다. 나이 마흔셋에 음악 기획부터 작곡, 편곡, 음원 제작까지 혼자서 할 수 있는 프로듀서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음악과 노래를 너무 좋아했다. 대학생 때는 레코드점에서 일하고 싶어서 한 달 동안 문을 두드려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너무 좋아하다 보니 나에게 꼭 맞는 노래를 직접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졌다. 하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오고 직장인으로 사는 사이에 2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 사이에 곡을 만드는 시도를 해봤지만 너무 단순한 동요 수준이었다. 내 귀로도 다시 듣고 싶지 않은 곡밖에 만들 수 없었다. 타고난 재능은 없었나 보다.
지난해 1월의 어느 일요일 아침, 문득 작곡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는 미루고 싶지 않았다. 그다음 주에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고, 열 달 동안 매주 월요일, 퇴근길에 들러 한 시간씩 레슨을 받았다.
막상 배우기 시작하니, 음악을 좋아하기만 했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는 짧은 레슨이었지만, 화성학 이론을 배우고, 기존 음악을 분석하며 좋은 음악 만드는 방법을 배워갔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컴퓨터로 음원을 만드는 과정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연습을 했다. 동요, 발라드, 댄스, 힙합, 트로트, 광고 음악을 만들어 보았다. 부족하지만 레슨 시간에 선생님께 들려드리고 지도를 받아 고쳐나갔다.
10개월이 지난 후에는 혼자서 멜론, FLO 등의 서비스에 발매할 수 있는 음원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40시간의 레슨을 마치고, 올해 1월에 첫 음원을 발매했다. 활동명은 공학 박사, 아들(Son) 셋(Set) 아빠라는 고유성을 담아 닥터 썬셋(Dr. SonSet)이라고 지었고, 지금까지 발라드, R&B, 시티팝, 동요를 발표했다. 20년 묵은 꿈을 그렇게 이루었다.
휴식, 정화, 치유, 안정, 사랑... 그런 감정을 담아 음악을 만들고 있고, 음악과 글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하고 있다. 음원을 사용하고 싶다는 크리에이터들의 요청이 있어 무료 음원도 공유하고 있다. 구독자는 800명에 가까워지고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익 광고에 나의 음악이 사용되면서 TV 방송에 처음 소개되었다. 최근에는 다른 뮤지션들의 제의를 받아 공동 작업도 시작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래된 간절함이 전해지는지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고, 그에 힘입어 다음 곡을 준비하고 있다. (
☞ 한국콘텐츠진흥원 광고 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