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에 훼손되었다가 3일에 재게시된 신촌역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
박정훈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문구 광고가 훼손된 지 하루만에 복구됐다. 광고를 훼손한 용의자는 경찰에 붙잡혀 수사를 받고 있다.
3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된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를 훼손한 사건에 대해, 2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동성애가 싫어서"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게시... 이틀 만에 훼손, 하루 만에 복구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만든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 광고는 지난 7월 31일 신촌역 대합실 광고판에 게시됐다. 이들은 지난 5월에 지하철 광고 심의를 접수했으나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광고 불승인'을 통보받았다. 이후 인권위 진정과 광고 재심의 요청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게시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지난 2일, 게시 이틀 만에 해당 광고는 크게 훼손된 채로 발견되었다. 무지개행동 측은 광고 훼손을 "성소수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공공장소에 드러내지 말라고 위협을 가하고 혐오를 과시한 것"이라며 경찰 신고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고 책임을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무지개 행동 측을 비롯한 시민들은 훼손된 광고가 철거되고 남은 빈 광고판에 포스트잇을 통해 '성소수자 혐오 반대' 메시지를 적으며 연대 의사를 밝혔다. 한 누리꾼은 훼손된 광고물에 글자를 합성해 '성소수자는 당신의 혐오를 이길 겁니다'라는 새 이미지를 만들어서 많은 지지를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