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지켜주는 거북이 목에 세워진 보물 제109호 ‘(전)성거사지오층석탑’
임영열
광주의 서쪽에 있다 하여 한동안 '서오층석탑'이라 불렀다. 조선 전기에 발행된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 광산현 편에 따르면 '성거산에 성거사(聖居寺)가 있다'라는 짧은 기록만 있을 뿐, 성거사가 언제 창건되었고 폐사되었는지 그 내력은 알 수가 없다. 이 기록과 사람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근거로 '(전)성거사지오층석탑'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전설에 따르면 광주의 수호신, 거북은 광주 도심 쪽 광주천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형국인지라 거북이 천변 물길을 따라 떠날까 봐 항상 마음을 졸이며 살았다. 상서로운 영물(靈物)이 떠나버린다면 광주는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거라 생각한 사람들은 거북이 성거산을 떠나지 못하게 할 묘안을 짜냈다.
거북의 목덜미에 해당하는 부분에 '성거사'를 창건하고 무거운 5층 석탑을 세워 거북의 목을 눌렀다.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 덕분에 거북은 성거산을 떠나지 않고 광주를 지켜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믿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지금도 광주는 거북이가 머리를 향하고 있는 북서쪽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