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시위
EPA/연합뉴스
한편 지난 5월 25일 미국에서는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경찰이 무릎으로 압박해 살해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조지 플로이드는 경찰에게 숨을 쉴 수 없다며 살려달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소수자의 불안과 절망, 공포를 무겁게 여기고 이들과 이들이 있는 곳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우리는 마치 꽃을 꺾듯 사람을 꺾고 돌맹이를 발로 차듯 사람을 발로 차게 될지 모른다.
재판은 마무리됐지만 <청년경찰> 이후에도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조선족 동포나 대림동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사가 꽤나 눈에 띈다.
코미디나 드라마 등 창작물이나 유튜브 등 미디어에서 대림동을 무법지대로 조선족 동포를 우범집단으로 묘사하는 장면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심지어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는 이를 예방하거나 억제하지 못한 행정력이 아닌 조선족 동포의 책임으로 전가된지 오래다.
미네소타 경찰이 무장하지도 않았고 물리적으로 저항하지도 않았던 시민 조지 플로이드에게 과도한 강제력을 행사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살인사건의 이면에 '흑인은 거칠고 폭력적인 우범 계층'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다른 인종보다 더욱 강한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인식과 의사도 작동했을 것이다.
소수자는 이렇게 근거 없이 왜곡된 소문과 혐의를 재료로 발명되고 있다. 심지어 고인이 사망한 이후에도 언론은 흑인인 시민에게 거친 폭도, 우리를 해칠 수 있는 위협적인 사람들이라는 혐의를 씌우고 있다. 우리가 지금 조선족 동포와 대림동에 씌우고 있는 혐의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청년경찰> 제작사가 원고들에게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건 여러 고민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 사건 이후에도 혐오와 차별을 멈추지 않고 타인의 공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왜곡된 혐의를 소수자에게 뒤집어 씌운다면 어느날 '청년경찰'이 대림동에 나타나 누군가의 숨통을 조이는 일이 정말 일어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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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건에서 '청년경찰'이 떠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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