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반려 동물 결연사업을 통해 조이를 만났으나 사료비와 미용비, 예방 접종비 등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매달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최씨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조이를 파양했다. (해당 사진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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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최아무개(73)씨는 속초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한 슈나우저 조이(6)를 파양 보냈다. 원인은 관리 불가능. 최씨는 속초시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마리 당 최대 24만 원을 지원하는 독거노인-반려동물 결연사업을 통해 조이를 만났다. 입양 첫날, 최씨는 속초시의 지원으로 근처 동물병원에서 조이의 동물 등록과 각종 예방 접종을 무료로 받았다. 당시 조이의 입양 과정을 도왔던 속초 유기견 센터 봉사자는 "보호자께서 조이를 잘 키워보려는 의욕이 남다르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원금만으로 조이를 키우는 일은 불가능했다. 지원금은 한시적이었던 반면, 사료비와 미용비, 예방 접종비는 주기적으로 소비됐다. 매달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최씨는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신체적 어려움도 뒤따랐다. 슈나우저는 견종 특성상 최소 30분 이상의 충분한 산책이 필요하지만, 2년 전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오던 최씨에겐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왔다. 목욕은 이 주에 한 번, 자식 내외가 찾아올 때만 시켰다. 주기적으로 산책을 하지 못한 조이는 땅에 머리를 비비거나, 벽을 긁어대는 스트레스성 행동을 보였다. 조이를 입양한 지 두 달, 최씨는 파양을 결정했다. 최씨는 "잘 키워보려고 했지만 아이에게도 못 할 짓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독거노인-유기견 결연 사업' 확대... 사후관리 필요
지자체는 독거노인들이 겪는 외로움과 우울증을 완화해주기 위해, 독거노인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권장한다.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강원도 속초시 같은 경우 지방 자치 단체는 3년 전부터 '독거노인-유기견 결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도 지난해부터 비슷한 유기동물 입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2015년 한시적으로 입양 사업을 진행했다.
2021년부터 경기도 지자체도 이 사업을 진행한다. 서울시도 "노인과 반려동물간의 유대가 심리적 안정감에 도움이 된다"며 '유기동물-취약계층 이어주기 사업'을 실시 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책이 '결연 사업'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들은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비,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대부분 일회성 지원에 그친다.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유기견을 입양하는 독거노인은 한 해 1300여 명이지만, 현실적으로 입양자가 반려견을 잘 키우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분양 이후 관리가 거의 이루지지 않기 때문이다. 6개월 간격으로 이루어지는 전화와 문자 체크가 전부인 지금,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독거노인들에게 양육 교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려동물 교육에 대한 지원책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