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 담장 속 고택의 숨겨진 비밀

국가등록문화재 제264호 '강진 한골목 옛 담장' 속 '강진 동의재 고택'

등록 2020.07.18 14:20수정 2020.07.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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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등록문화재 제264호 '강진 한골목 옛 담장'의 일부 ⓒ CPN문화재TV

   
사적 제397호 '강진 전라병영성'은 조선 초기부터 갑오경장까지 500년간 전라·제주를 지켜온 육군 총 지휘부였다. 동학농민운동 당시 불탄 이후 성곽만 남아있는 상황으로 사적으로 지정된 1997년 이후부터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

범위가 넓은 만큼 근처의 문화재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문화재가 있다. 바로 국가등록문화재 제264호 '강진 한골목 옛 담장'으로 강진 병영면의 여러 지역을 감싸고 있는 담장이다.

네덜란드 표류가의 이름을 딴 '하멜식 담쌓기'
 

'강진 한골목 옛 담장'은 2006년 등록문화재가 됐으며, 한골목과 가지길이 얽힌 그물망 구조의 전통과 체계로 되어 있다. 등록문화재로 된 이후로 지속적으로 담장 보수정비를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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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담장의 특징은 돌과 흙을 번갈아 쌓은 토석담이다. 하부는 비교적 큰 화강석을, 중단 위쪽으로는 얇은 돌을 약 15° 정도 눕혀서 촘촘하게 쌓고, 다음 층에는 다시 엇갈려 쌓는 일종의 빗살무늬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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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현지에서는 병영면에 표류한 적이 있는 네덜란드 탐험가인 하멜의 이름을 따서 '하멜식 담쌓기'라고 부른다. 마을 내부의 담은 대부분이 '하멜식 담쌓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고택들이 배치되어 있다.

병영면장이 살았던 '강진 동의재 고택'
 

강진 동의재 고택 안채 전경 ⓒ CPN문화재TV

  
​담장 내부의 고택 중 병영면 한골목길 9번지에는 '강진 동의재 고택'이 있다. 고택을 관리하는 80대 김중기씨의 증언에 의하면, 자신의 부모님부터 동의재 고택의 일꾼으로 살았으며, 어린 시절부터 고택에서 지냈으니 적어도 100년 이상은 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 시카고에 거주 중인 소유주 조용오씨는 "동의재 고택이라는 이름은 아버지 조동근의 '동', 어머니 김의순의 '의'를 따서 지어졌다. 아버지는 제12, 13, 15대 병영면장을 역임하셨고 그 공을 기려서 병영면 내부에 '면장조동근공적비'라는 공적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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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전 문화재위원은 "집의 형태와 기와 양식으로 보아 1910~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기의 고택이다. 외부 담벼락이 국가등록문화재 제264호 '강진 한골목 옛 담장'과 동일한 토석담으로 병영면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 것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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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안채, 사랑채, 대문채, 창고 등 총 4채가 남아있으며, 사랑채에 관리인 김중기씨가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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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은 '강진 전라병영성'을 비롯한 주변 문화재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강진 동의제 고택'을 비롯한 주변 다른 고택들도 함께 보존해 병영면만의 전통한옥체험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강진동의재고택 #병영면 #강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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