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에 라바보.
이경호
필자에게 대전에서 가장 첫 번째로 철거해야 할 보가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침산보'라 대답할 것이다. 침산보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다.
4대강 16개 보 외에 유등천 상류에 4.5m의 대형보가 만들어졌다. 금강살리기 11공구가 유등천이 었다. 하류 700m 아래 만곡보가 위치하고 있어 용수확보와는 거리가 먼 보가 바로 침산보이다. 하류에 대형 보가 이미 존재하고 있어 필요한 물을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담당자에게 확인해본 결과, 침산보에는 물을 가두어서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담수를 위해 만든 물을 10년째 한번도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두어진 물을 썩는다는 말은 침산보에서도 여지없지 진리가 되었다. 매년 푸른 색의 녹조가 침산보에 피어난다. 상류 지역이라 4대강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런 구조물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최초 여울로 만들겠다던 침산보는 2011년 7월 13일 붕괴되면서 그냥 보가 되었다. 공사 과정에서 부실한 설계로 만들어지면서 지역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지만 완공되어 쓸모 없이 그대로 방치 중이다.
보가 만들어지기 전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남생이가 살았지만 지금은 남생이를 볼 수 없다. 자갈과 여울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감돌고기는 침산보가 만들어지면서 서식처를 잃어버렸다. 다행히 상류에 일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