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제비 능선 길우진제비오름은 북쪽이 터진 분화구로 능선이 길다.
신병철
능선을 따라 걷는다. 우진제비오름은 북동쪽으로 터진 말굽형 화산체이다. 분화구 능선이 활처럼 구부정하며 길다. 그 생김이 소가 누워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제비가 날아가는 모습 같기도 하단다. 그래서 우진제비오름이 되었다고 한다. 논리적이진 않지만, 더 이상 따질 수가 없다.
능선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오는지 가는지 느낌도 없다. 그냥 길이 안내하는 데로 간다. 내려가는 느낌도 없었는데, 어느새 출발한 입구에 도착하고 말았다. 알게 모르게 비를 안 맞으려 모두 걸음걸이가 빨라졌나 보다.
입구에 도착해보니 비가 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원래 웃밤오름도 가기로 했다. 그러나 비 때문에 올라가지 않기로 합의한다. 비가 와도 올라갈 수 있는 오름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우진제비오름이랍니다.
표선에서 제일 맛있는 초밥집으로 가서 푸짐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산 이유를 그때서야 알았다. 생전 처음 생산한 감자를 팔아 돈이 생겼단다. 에이, 감자를 힘들게 캐서는 이웃에 나눠주다가 일부를 헐값에 팔아 생긴 돈으로 저녁을 산다고? 인건비에도 못 미치는 감자값으로 저녁을 산다니, 벼룩이 간을 빼먹고 말지.
마을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우진제비오름을 오르니 우리까지 흔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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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낚시도 하고 목공도 하고 오름도 올라가고 귤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아참 닭도 수십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사실은 지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개도 두마리 함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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