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워킹그룹 해체하라" '8·15 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가 8일 오전 외교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월고 "한미워킹그룹 해체"를 촉구했다.
신나리
"남북관계, 내정간섭 한미워킹그룹 해체하라."
"No Sanction(제재 반대)! Peace Treaty Now(지금 당장 평화협정)!"
8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외교부청사에서 만난 오전 9시경, 시민 사회단체 30여 명이 외교부 정문에 모였다. 이들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규탄하며 '한미워킹그룹 해체'를 외쳤다. 비건 부장관이 들으라는 듯 영어로 '제재 반대'를 소리치기도 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겨레하나, 양심수후원회, 평화통일시민연대 등 176개 단체가 모여 발족한 '8·15 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는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었다고 강조했다. 북미관계를 남북관계보다 앞세워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막아왔다는 지적이다.
한미워킹그룹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남북관계와 남북 협력, 대북 제재 관련 사안을 조율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다. 2018년 9월 19일 남북 평양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가 체결된 직후 만들어져, 2018년 1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에서 정례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한미워킹그룹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남북이 약속한 것을 이행하려 할 때마다 한미워킹그룹이 뻔뻔하게 막았다"라면서 '타미플루'를 언급했다. 2019년 1월, 정부가 북한에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지원하려 했던 것이 무산된 건 미국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유엔사는 타미플루를 실은 트럭의 군사분계선(MDL) 통과에 난색을 보였다. 앞서 2019년 8월 남북이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를 위해 군사분계선 북측 구간을 공동 조사하기로 했을 때도 유엔사는 남한의 인원과 열차의 군사분계선 통행을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남북 공동조사는 무산됐다.
추진위는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할 때, 비건 부장관이 방한해 제동을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의 전방위적 대북, 대남 압박의 한복판에 비건의 방한이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일정을 밝히며 북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를 재확인하며 압박을 가했다"라고 꼬집었다.
추진위의 지적대로 6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는 "당국자들을 만나 현안에 대한 동맹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조율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추진위는 "(미국 국무부의 발표는) 북이 무릎 꿇지 않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한미워킹그룹을 실무협의체라고 하지만, 그 실무협의체가 남북관계 위에 올라타 (남북 관계를) 간섭하고 방해한다"라면서 "명백한 내정간섭이자 주권침해"라고 쏘아붙였다.
"한미 정부, 북한과 한 약속 지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