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세 번째 심문이 6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렸다. 손씨의 아버지가 재판을 참관한 뒤 법정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연합뉴스
이날 재판부는 대한민국에서 손씨의 신원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웰컴 투 비디오' 관련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손씨의 인도 거절을 결정했다.
강영수 재판장 : "앞으로 세계적 규모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전용 웹사이트인 W2V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그 사이트 운영자였던 범죄인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하여 수사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 점 등 (중략) 대한민국에서 범죄인에 대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함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재판부는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범죄인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범죄인에 대하여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필요하면 미국과의 국제 형사사법공조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손씨는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 범죄수익은닉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다. 앞서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5월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판명될 경우, 손씨는 국내에서 최고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자금세탁 혐의로 처벌될 경우 액수에 따라 최고 징역 20년에 처해질 수 있다.
이날 결정을 두고 손씨 아버지는 "재판부께서 너무 현명한 판단을 해주셔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범죄수익은닉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 입장에서 두둔하지 않고 제대로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여성단체 관계자 "말이 안되는 결과"
한편, 이날 현장에는 20여 명의 여성단체 관계자도 함께 했다.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 김아무개씨는 "이렇게까지 여성의 입장이 포함되지 않는 결정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앞선 1, 2심에서도 국민 법감정에 미흡한 판결이 나오지 않았나. 가해자라도 미국으로 송환해서 처벌을 제대로 받게 해달라는 거였는데, (이번 결정은) 말이 안 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씨는 "재판부가 누구의 눈물을 보는지 모르겠다"라며 "왜 수많은 피해 여성들의 눈물을 보지 않고, 가해자를 고려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유사 가해자들이 계속 범죄를 저질러도 문제가 없다고 선언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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