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이희훈
"서울시 인구의 17%(165만)가 살고 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공공기여금의 81%를 쓰고 있습니다. '1인당 공공기여금' 혜택으로 환산해 본다면, 강남 3구는 145만 원씩 수혜를 받고, 강남권 외 22개 구는 6만8000원씩 받는 셈입니다. 무려 21.3배의 차이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다. '공공기여금'이란 서울시가 사업자의 개발사업에 대해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 규제완화의 대가로, 개발이익의 일정부분을 돌려받는 제도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여금은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기반시설을 설치하는데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돼 있다. 강남권 개발에 따른 공공이익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강남권에 그 재원을 쓰도록 돼 있는 법 때문에 강남과 강북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에서 2021년까지 서울 전역에서 발생했고, 발생할 예정인 공공기여금은 총 2조9558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강남 3구에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은 81%인 2조4000억 원이고, 나머지 강남권 외 22개 구는 19%에 해당하는 5500억 원입니다."
강남3구와 비(非)강남권 22개구의 '한 사람당 공공기여금'이 무려 21.3배나 차이 나는 건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규정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강남3구의 개발이익을 비(非)강남 22개 지역에도 쓸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안' 요청하고 전달해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공문, 면담, 정책협의를 통해 꾸준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개발이익의 광역화' 조항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은 국토교통부의 권한이다.
서울시가 지난 5월 6일 현대자동차의 통합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을 승인했다. GBC 건설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은 1조7491억 원 가량. 그런데 현행 법으로는 이 공공기여금을 강남에만 쓰도록 돼 있다. 강남개발 이익금은 강남만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박 시장은 "현재 강남3구의 공공기여금 가운데 투자가 확정되지 않은 4500억 원이 남아있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국토계획법 시행령'이 개정돼야 이 금액을 서울 전체의 균형발전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국토교통부에 시행령을 개정을 촉구했다.
이어 박 시장은 "('국토계획법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그 대가로 강남과 강북의 불균형은 더욱 커지고, 강남 집값은 더더욱 오를 것"이라면서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기조 및 국정 철학과도 어긋나는 방향"이라고 국토교통부를 압박했다.
다음은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