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진주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열린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제4차 도민토론회'에서 도민참여단이 김경수 경남지사한테 합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윤성효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에 20명씩 총 100명으로 구성된 '도민참여단' 선발 경쟁률은 7대 1이었다.
또 도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네 차례 도민토론회에는 거의 대부분이 참석했다. 도민참여단에 뽑히자 아이를 등에 업고 참여한 엄마도 있었다.
강수동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공공병원 설립과 의료 취약지 공공의료 확충 방안을 도민참여단이 참가하는 공론화 방식으로 결정한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만큼 강한 결정력을 가지기 때문에 신속하고도 철저한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며 "총 네 차례에 걸친 대장정에서 서부경남 5개 시·군 도민들의 공공의료와 건강한 서부 경남을 향한 강한 열망과 의지를 봤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향후 공공병원 설립 과정과 설립 후 운영에도 도민들이 주인 주체로 참가하여 도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공공병원이 탄생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매우 기뻤다"라고 내다봤다.
도민참여단 고재성(남해)씨는 "공공병원 부지 선정 과정 등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상충되지만 토론과 협의의 과정을 거치면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문을 도출해 내는 과정을 보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느꼈다"라며 "이러한 과정이 앞으로 무수히 진행 될 공론화 과정의 새로운 모범사례가 될 것 같다"라고 평했다.
고씨는 "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도민참여단에 뽑힌 것도 큰 영광이었다"며 "비록 도민참여단 100명이 서부경남 5개 시군 도민들의 모든 뜻을 반영하지는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첫 걸음에 함께한 것이 너무 뜻 깊다"라고 말했다.
박남희(사천)씨는 "지역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을 도민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토론과 합의, 표결 등의 공론화 과정은 실질적 민주주의의 학습장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남녀노소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뜻 깊은 자리였다"라며 "진행 과정의 소소한 실수나 공간의 불편 등은 큰 대의 앞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역사적인 자리에 한 명의 참여단으로 함께하면서 개인적 이해나 지역적 이해를 넘어서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다수의 참여단들의 성숙한 자세가 있었기에 마지막 결론까지 큰 잡음없이 온 것 같다"라고 회고했다.
최보경(산청)씨는 "홍준표 전 지사의 위법하고, 일방적인 진주의료원 폐업에 맞서 의료공공성과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줄기찬 투쟁의 성과이기에 무엇보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도민참여단의 소통과 토론 속에서 숙의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남도민의 큰 자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동진(진주)씨는 "도민참여단에 선정이 되고 토론장에 오면서 이미 다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들러리 서는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었다"라며 "그런데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도민참여단의 의견수렴과 결정을 존중한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중요한 도정의 결정에서도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라고 말했다.
도민참여단 소속은 아니지만 네 차례 도민토론회를 지켜본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공론화가 치유의 과정이라는 말에 지난 7년간의 과정이 스쳐갔고 가슴 한 켠이 아린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도민참여단 누군가 그랬다고 한다. '2013년에 진작 이런 과정을 했다면 좋았을텐데'라고, 도민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게 민주주의인가 싶다"라고 밝혔다.
김경수 지사 "과거의 역사를 잘 치유하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