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낙인 두려움
경기도
우선 조사팀은 3개 문항을 활용해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뜻하는 귀인(歸因)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인의 30.7%는 '코로나19 환자의 감염에 대한 책임은 환자 자신에게 있다'고 보는 반면 확진자의 9.1%, 접촉자의 18.1%만이 '그렇다'고 답해 각각 21.6%p와 12.6%p의 차이를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감염된 것은 환자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확진자의 60%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일반인은 절반 수준인 34.6%만 동의했다.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스스로 막을 수 있었다'는 질문에도 확진자의 13.6%와 접촉자의 29.2%가 동의한 것에 비해, 일반인은 그보다 높은 41.2%가 동의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두려움 정도를 5점 척도로 살펴본 결과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과 피해를 더 두려워한다'가 3.87점을 기록했다. '완치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2.75점), '완치 후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3.46점)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확진자와 달리 접촉자들은 감염 확진 두려움이 3.77점으로 가장 높고, 접촉자란 이유로 주변으로부터 비난과 피해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3.53점, 무증상 감염자로 판명 날 것에 대한 두려움은 3.38점 순이었다.
유명순 교수는 "거짓말하거나 사실을 은폐할 수가 있지만 (그런 확진자는) 소수이고, 그보다 많은 경우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거나 접촉함으로써 확진자가 된다"며 "감염 발생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면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확진자를 향한 낙인이 생길 수 있다. 감염병 환자의 회복은 물론 필요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검사에 응하는 것이 중요한 감염병 대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뉴스에 일반인은 '분노', 확진자는 '슬픔' 크게 느껴
코로나19 뉴스를 접하고 경험하는 감정 또한 확진자·접촉자와 일반인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코로나19 뉴스에 '불안'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다음 순위가 일반인의 경우는 '분노(25.7%)'인 것과 달리, 확진자는 '슬픔(22.7%)'이었다.
확진자에게 왜 슬픈 감정을 크게 느끼는지 개방형 질문으로 물어보니, "확진자의 마음이 어떤지를 아니까", "뜻하지 않은 감염으로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확진자는 또 "뉴스나 SNS에 우리 가족과 내가 연관된 곳의 사진과 정보가 다른 사실로 배포되고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닌데 감염병 걸린 책임을 개인에게 미루는 분위기"에 '혐오'가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확진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27.3%는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28점 이상)로 나타나 이에 대한 지원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확진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정도는 같은 질문을 던져 응답한 전 국민(16.0%) 이나 경기도민(19.3%)보다 높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