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대성고등학교 교실의 온라인 수업.
거창군청 김정중
교육활동보다는 '행정업무가 우선되는 본말이 전도된 학교체제'에서 학교업무 정상화는 까마득해 보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사태는 학교가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열어주고 있다. 그동안 손댈 수 없다고 생각한 목적사업 축소, 예산전용, 평가방법 조정, 행정업무 축소, 신속한 기자재 구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 수업 전념을 위한 교육 당국의 방역 지원, 행사 및 대회 축소, 수업일수와 시수 감축, 범교과 교육 축소 등 평상시 교육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이루어졌다.
학교교육의 본말을 전도시켜온 금과옥조처럼 지켜야 할 철칙이 없어지거나 완화되자, 학교는 오히려 더 잘 돌아갔다. 위기 상황에서 학교 구성원들은 '협의를 통해 수업과 방역에 관한 상황을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학교 본연의 업무에 다가갈 수 있었다.
지난 4월 16일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이후 약 2주간, 교사들이 공공 플랫폼에 230만 건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올렸고, 지역에서는 원격수업 콘텐츠 제공 사이트가 자발적으로 개설됐다. 지금껏 학교에 꼭 있어야 할 것으로 굳어졌던 각종 사업과 규정이 교육기관으로서 학교의 본질을 흐려왔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교육본질과 동떨어진 업무를 줄이거나 제거'함으로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각종 규제, 규칙, 행정업무로 인해 학교는 본질적 업무인 교육활동을 제대로 준비하고 운영할 시간이 부족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행정업무와 규제 들이 없어지거나 축소되자, 비로소 학교가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학교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드는 것이 바로 '코로나19 이후 학교교육이 나아갈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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