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전경.
이희훈
저는 인천공항에서 일을 합니다. 인천공항 보안 경비요원으로 약 16년간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공항을 출입하는 승객이나 상주직원 등을 검색하는 업무를 합니다. 아르바이트로 이곳에 들어온 것은 아닙니다.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원은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을 못하게 돼 있습니다. 도급 형태로 계약을 해서 인천공항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용역업체가 취업공고를 내 들어왔고 특수경비원 교육을 88시간 이수한 후에야 입사가 가능합니다. 입사 이후에도 매달 법정 교육을 이수하고 인증평가 및 항공 보안 초기·보수 교육 등을 진행합니다. 이는 '국가민간항공보안교육훈련지침'에 따릅니다.
을은 하나지만 갑은 여럿입니다
일련의 교육 시스템을 거치게 된 보안 경비요원이 현장에 투입되면 인원 검색을 위해 핸드스캐너나 X레이 판독 등 실무에 필요한 내용을 배웁니다. 승객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00~2000명을 검색해야 하니 빠르고 정확해야 합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보안 경비요원의 처우는 열악했습니다. 최저시급 이하를 월급으로 받는 데다가 높은 업무 강도, 교대 근무로 인한 불규칙한 생활,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중간에 그만 두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특히 새벽 4시 출근은 힘이 들었습니다. 처음 입사해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치면 상당수의 직원은 직업적 회의를 느낍니다.
근무지별로 다르겠지만 출국장의 승객 검색 직원은 입사 후 6개월 내 퇴사율이 60~70%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전체 보안 경비요원의 퇴사율 또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퇴사율은 인천공항 여타 직군보다 높은 편입니다. 높은 업무 강도와 장시간 야간 업무, 인격 무시와 하대 등이 높은 퇴사율의 원인입니다
퇴사하면 다시 들어오고 일을 가르쳐 놓으면 또 그만둡니다. 이런 악순환이 20여 년 동안 반복돼 왔던 거죠. 용역업체다 보니 관리 주체도 많습니다. 용역회사부터 시작해 공항경찰대, 공항 공사, 서울지방 항공청, 국정원 등 을은 하나인데 갑은 여럿입니다.
또한 용역회사의 중간 착취가 상당했습니다. 예를 들면 추운 겨울에 방한 점퍼를 1인당 1개 지급할 것을 2인당 1개만 지급하고 1개분 방한복 비용을 가져가는 거죠. 근무 유니폼, 구두는 질 낮은 제품을 쓰게 하고 나머지 이익은 회사로 가져가는 겁니다. 인건비도 떼이고 10년을 다녀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들어오면 신입으로 간주됩니다.
항공 보안법 강화로 기내 액체류 통제가 강화됐습니다. 승객 검색 도중 고추장이 나와 통제하면, 고추장을 검색장에 집어 던지는 경우도 있고, 반말을 듣는 건 일상다반사입니다. "왜 째려보냐"면서 뺨을 때리는 등 승객의 하대 사례는 너무 많습니다.
최근에는 과거처럼 검색을 받다가 불쾌하다고 멱살을 잡거나 뺨을 때리는 승객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현실은 열악합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월급 때문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 부끄러운 적도 많았죠.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도 최저임금에 가까운 낮은 월급을 받는다는 현실이 슬펐습니다.
직접고용과 자회사 편입의 차이